합리적 가격에 차별화된 서비스…'B+프리미엄'에 고객지갑 열린다
지난해 창업시장의 화두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였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품질도 좋고 가격도 착하다’는 마케팅 전략이 소비심리를 파고들었다. 창업 전문가들은 올해도 가성비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면서 그 안에서 개성과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트렌드도 감지된다. 대중적인 제품에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를 더한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17》에서 이를 ‘B+프리미엄’이라고 불렀다. 다른 업체들이 따라하기 힘든 차별화된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한다는 의미다. 품질을 높여 소비자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 챙기는 소비자

최근 치킨업계에선 ‘웰빙’이란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안심치킨’은 모든 메뉴에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고 100% 천연재료로 만든 웰빙치킨 카페다. 원료육부터 자연방목해 키운 무항생제 닭과 밀가루 대신 쌀가루 튀김옷을 사용한다. 기름은 100% 식물성 카놀라유로 조리한다. 가격은 경쟁업체와 비슷하다. 아이의 아토피나 알레르기를 걱정하는 엄마들을 겨냥해 ‘천연 발효종 베이글&자연크림치즈’ ‘쌀추로스’ 등 모든 메뉴의 원부자재를 100% 천연 재료로 만든 것을 판매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캐주얼 다이닝 일식 전문점 ‘미타니야’(사진)도 ‘B+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2007년 문을 연 이 점포는 고급 일식을 대중도 쉽게 맛 볼 수 있는 메뉴로 개편했다. 4인 가족 기준 10만원 정도의 비용이다. 미타니야 관계자는 “호텔 일식집 수준의 재료를 제공하지만 가격은 3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저가 유지하면서 차별화해야”

일반 패스트푸드 버거에 비해 가격대가 비싼 수제 버거 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버거 단품에 8000~1만원 가격대를 고수하던 수제 버거 업체들이 신선한 재료는 유지하는 동시에 가격을 낮춰 소비자가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수제 버거 프랜차이즈 ‘토니버거’는 최근 곡물 번에 풍부한 육즙의 두툼한 패티를 활용한 ‘치즈스리스타버거’ 3종을 내놨다. 가격은 치즈스리스타버거 단품이 6900원, 음료를 더한 콤보는 7900원, 프렌치프라이까지 추가되는 세트는 8900원이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올해는 저가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합리적 가격에 고품질의 소비가치를 추구하는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창업자는 저가 아이템으로 과당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매스티지(대중을 뜻하는 mass와 명품을 뜻하는 prestige product를 합성한 신조어) 아이템으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