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사진)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오디세이학교’가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30일 오경환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모집한 내년 오디세이학교 지원자는 60명(정원 90명)으로 집계됐다. 2년째 미달이다. 지난해 시작된 오디세이학교는 학생들이 1년간 교육청이 정한 위탁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 위주의 과정을 이수한 뒤 학교로 복귀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율형사립고 폐지 등과 함께 조 교육감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올해 예산은 6억6000만원이다. 첫해인 작년에는 40명을 모집했지만 올해부터 90명으로 정원을 늘렸다.

오디세이학교가 외면받는 이유는 일선 고교에서 부적응 학생을 추천해 보내는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계의 지적이다. 1기생 40명 중 6명은 과정을 중도포기했고 학교로 복귀한 34명 가운데 8명이 자퇴했다. 2기생 중에도 8명이 중도 탈락했다. 오디세이 출신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4등급 이하의 성적을 받을 정도로 학력저하도 심각하다.

한 고교 관계자는 “사실상 ‘문제아’들이 가는 학교에 누가 가고 싶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정책을 확대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며 “비슷한 제도가 북유럽 국가들에서 수십년간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