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단에서 자진 이탈했다. 이를 두고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남동발전 공동주관사를 하느니 한국동서발전의 대표주관사 자리에 도전해 보겠다는 계산을 마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남동발전 주관을 맡은 곳은 동서발전의 주관사 선정 시 제외된다는 원칙 때문이다.

29일 IB업계와 남동발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IPO 주관사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남동발전 측에 통보했다. 앞서 남동발전은 미래에셋대우를 대표주관사, NH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기로 하고 이들 증권사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했다. NH가 이탈함에 따라 남동발전은 제안서 평가 결과 3순위였던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삼기로 잠정 결정했다.

NH투자증권의 이례적인 주관사 포기는 동서발전의 IPO 주관사 선정 절차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동서발전은 국내외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으며 내년 1월 주관사단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남동발전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이 남동발전의 공동주관사 자리를 포기하고 동서발전 입찰에 뛰어들기로 결론 지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가치가 수조원대에 이르는 한전 발전자회사 IPO의 대표주관을 해야 내년 IPO 실적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