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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창업이 희망이다] 지분교환으로 성장한 벤처연합…창업 4년 만에 기업가치 5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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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지형도 바꾸는 혁신 스타트업
    (4) 한국 넘어 동남아 모바일 시장 도전하는 옐로모바일

    잇단 벤처 인수로 덩치 키워…매출 90억서 올 4000억 껑충

    '먹튀 기업' 논란 있지만 글로벌 VC도 수천억 투자
    내년엔 상장도 추진…"더 많은 기업 사들일 것"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자사의 사업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쇼핑 미디어 광고 여행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 5개 분야 91개 기업을 모아 창업 3년 만에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옐로모바일 제공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자사의 사업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쇼핑 미디어 광고 여행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 5개 분야 91개 기업을 모아 창업 3년 만에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옐로모바일 제공
    옐로모바일이 설립된 건 2013년이다. 아무 사업도 하지 않는 이 회사 지분을 일부 넘겨 주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분의 50% 이상을 가져오는 방법으로 벤처 연합군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 회사를 이끄는 이상혁 대표는 과거 운영하던 마이원카드를 다음에 매각했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알려진 경력이 없었다. 그런데도 “옐로모바일이 모바일시장을 다 먹을 수 있다, 수년 내 조 단위 매출을 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대번 ‘사기꾼’ 소리가 나왔다. “어떻게든 상장만 하고 ‘먹튀’하려는 회사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었다.

    그리고 만 4년이 지났다. 이 대표는 ‘사기꾼’은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냈다. 작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네이버 초기 멤버인 신창균 씨가 설립한 퓨쳐스트림네트웍스 등 탄탄한 기업들까지 인수했다. LS가(家) 장손인 구본웅 씨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이나 맥쿼리 등 글로벌 펀드로부터도 수천억원대를 투자받았다. 28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한 이 대표는 여전히 자신만만했다. 그는 “나는 사기꾼이 아니라 ‘사업 설계 전문가’”라며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모바일시장을 장악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시대를 먼저 먹겠다”

    1971년생인 이 대표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 인터넷 열풍이 불었다. 당시 그는 인터넷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합류하는 사업이 아니라 단순 컨설팅으로 창업했다. 사업은 반짝했지만, 결국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인터넷 기업을 세운 사람들은 ‘거부’가 됐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두 가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먼저 정복하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것, 그리고 대부분의 창업팀은 망한다는 것이죠.”

    2010년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다. 인터넷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린 것이다. 이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혼자 해선 승산이 없었다. 그래서 구상한 것이 벤처 연합군이다. 스타트업들이 뭉쳐서 모바일시장을 초기에 장악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와 같은 ‘설계도’를 짜고 기업들을 설득해 합병하고 ‘큰 무리’를 만들었다.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는 효과가 있었다. 옐로모바일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인 스톤브릿지캐피탈 관계자는 “병원정보 앱(응용프로그램) 굿닥은 옐로모바일에 합병되기 전엔 월 매출이 1000만원이 안 됐지만 지금은 10억원이 넘는다”며 “합쳐서 덩치를 키웠기 때문에 시장의 주목도, 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쇼핑, 미디어, 광고, 여행,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 5개 분야에서 91개 기업(2016년 3분기 현재)을 모았다.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13년 90억원 선이던 매출은 올해 4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 흑자도 가능할 전망이다. 맥쿼리캐피탈은 최근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를 약 4조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카카오의 시가총액(약 5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계속 기업을 인수하는 게 옐로의 의무

    옐로모바일은 내년 상장을 추진한다. 이 대표는 ‘먹튀’를 위한 상장이 아니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시장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보호예수 등 눈에 보이는 조치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장의 목적은 “더 많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맨땅에서 시작해 90개 넘는 계열사를 만들었는데, 상장사의 타이틀을 갖게 되면 더 좋은 기업을 더 많이 인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최근 ‘팀그레이프’를 앞세워 패션 분야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내년부턴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시아 모바일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했다. 그 다음은 헬스케어, 빅데이터, 인공지능 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계속 기업을 사는 게 옐로모바일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한국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을 사지 않습니다. 그러니 엑시트(사업 매각 뒤 투자금 회수)가 안되죠. 옐로모바일은 돈을 벌어 계속 기업을 인수할 겁니다. 그래서 창업생태계 활성화의 중심에 서고 싶습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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