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책어젠다 개발 지휘하며 연설문 작성 도맡은 팔방미인

도널드 트럼프의 내년 1월 20일 제45대 대통령 취임사 작성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 내정자가 맡았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밀러 내정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법무장관 지명자인 제프 세션스(공화·앨라배마) 상원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대선 캠프의 정책국장을 맡아 정책어젠다를 개발하고 각종 연설문을 도맡아 쓴 인사다.

31세의 약관인 밀러 내정자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된 지난해 7월 전당대회의 연설문을 쓴 바 있다.

'나만이 미국을 고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담았던 트럼프의 이 연설은 당시 강경한 내용 탓에 도마 위에 올랐지만, 워싱턴 정치와 차별화된 트럼프식 새 정치를 예고한 선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미 밀러 내정자는 지난주 플로리다 주에서 트럼프와 함께 지낸 데 이어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 등 정권 핵심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취임사 초고를 가다듬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교육 시스템과 인프라, 국경 안보, 국방, 경제 등 어젠다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낡은 시스템을 고치는 대대적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과 이를 위해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미국인의 전폭적 지지가 요구된다는 메시지를 담는다는 게 기본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권 내부에서 밀러 내정자는 정책어젠다 개발과 연설문 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팔방미인이라는 평을 받는다고 한다.

트럼프 집권 첫 100일 정책어젠다 개발도 그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선 승리 후 트럼프의 전국 '감사 투어' 연설문도 그가 작성했다.

한편 트럼프는 취임 당일 취임식 행사 후 전통적으로 해온 의회 만찬을 건너뛰고 대신 군중이나 퍼레이드 속으로 들어가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이 구상이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되는지 불투명하지만 이 이벤트의 대중적 상징은 극적일 것"이라며 "트럼프가 의회의 정치적 인사이더들에게 등을 돌리고, 그를 뽑아준 국민에게 다가서는 장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와 만찬을 한 인터넷매체 뉴스맥스 대표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측은 트럼프가 첫 시민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취임식이 다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