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이 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15분께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강남구 대치동 D빌딩으로 도착한 정 전 비서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전부 대답을 피했다.

그는 특검팀이 지난 21일 공식 수사에 착수한 이후 박 대통령을 보좌한 최측근으로는 처음으로 공개 소환됐다.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청와대 대외비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역할과 최씨의 국정 개입 범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서 정부 고위직 인선자료, 외교·안보 문건 등 대외비 문건 47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지난달 20일 구속기소 됐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당시 정 전 비서관 측은 대통령과 공모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대목도 "대체로 인정한다"고 진술했다.

그는 박 대통령 취임 전후로 대통령은 물론 최씨와의 전화 통화내용을 수시로 녹음했는데, 이는 최씨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물증으로 주목받았다.

녹음 파일에는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논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를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며 깍듯하게 대하는 정황도 담겼다. 특검팀도 이 파일과 녹취록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특검팀 첫 공개 소환자로 조사를 받은 김종 전 차관도 이날 1시 40분께부터 재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1시께까지 조사하고 구치소로 돌려보낸 김 전 차관을 약 12시간 만에 다시 불렀다. 김 전 차관 역시 '김기춘 전 실장에게 인사청탁을 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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