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파탈.’ 아재와 옴므파탈을 합친 말이다. 패션협회는 올해 등장한 소비시장의 키워드로 이 단어를 꼽았다. 과거 40, 50대 남성은 가족을 위해 돈을 썼다. 지금은 자신을 위해 패션, 미용, 나아가 성형에도 투자하고 있다. 홍삼시장은 반대로 가고 있다. 아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홍삼을 10대, 20대, 30대들이 먹기 시작했다. 입시, 취업, 직장생활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다.

‘자존감’이 소비시장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자존감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층이 등장,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내년 소비시장을 전망한 2017 대한민국 트렌드에서도 자존감이 핵심 단어로 꼽혔다. “대한민국 20~50대들은 일상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자존감에 기반한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자존감과 관련한 책도 쏟아지고 있다. 정신과 의사 윤홍균 씨의 자존감 수업은 교보문고에서 8주째 베스트셀러 1위다. 심리학, 자존감을 부탁해 자존감이라는 독 외모는 자존감이다 등도 올 하반기 출시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명품시계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오랜 기간 명품시계의 주요 고객은 남성이었다. 2014년 IWC 고객(한국) 중 여성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올해는 13%로 급증했다. ‘나를 위해’ 비싼 시계를 사는 여성이 늘면서 나타난 변화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용준/노정동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