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저항선' 위협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20전 오른 1199원10전에 마감했다. 이날 달러당 1195원80전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상승폭을 점차 확대하며 오후 1시께 달러당 1200원을 기록했다. 이후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달러당 1199원대로 내려왔지만 오후 3시께 다시 달러당 1200원30전을 찍었다. 장중 달러당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11일(장중 최고치 1210원30전)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장중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200원까지 위협하며 고공행진한 것은 지난 15일 미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 금리인상 횟수를 세 번으로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달러 강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엔화나 싱가포르달러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띠지 않았던 반면 원화만 크게 반응한 것은 수급 상황 때문”이라며 “연말이라 거래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는 기업체 등의 작은 거래만으로도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하게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말까지 달러당 1185~1205원을 예상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확장정책이 베일을 벗는 내년 1분기쯤 달러당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