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뀌기 전에 면허 따자”…시험장 ‘북적’ > 한층 어려워진 새 운전면허시험 시행을 이틀 앞둔 20일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미리 면허를 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22일부터 부활하는 ‘Τ자 코스’. 연합뉴스
< “바뀌기 전에 면허 따자”…시험장 ‘북적’ > 한층 어려워진 새 운전면허시험 시행을 이틀 앞둔 20일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이 미리 면허를 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22일부터 부활하는 ‘Τ자 코스’. 연합뉴스
22일부터 어려워지는 운전면허 장내 기능시험에 응시해 보니 기존 면허 소지자도 쉽지 않았다.

20일 서울 강서운전면허시험장에 마련된 달라진 기능시험 체험 현장에는 시험에 도전했다가 ‘불합격’한 기자가 적지 않았다. 기자도 그중 한 명이었다. ‘2종 자동시험’ 21호차 운전대를 잡았을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다. 2014년 2월 운전면허를 취득했을 때 기능시험 점수 95점을 자랑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첫 난관은 경사로 구간이었다. 오르막길 지정 지역에 잠시 멈췄다가 다시 출발해야 한다. 1종 보통 차량은 기어 변속 중에 뒤로 1m만 밀려도 실격된다. 다행히 수동 차량이 아니어서 감점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신호 교차로를 통과한 뒤 T자 코스에 접어들자 크게 고전했다. 주차공간 폭이 3m로 좁은 편이어서 좌우를 확인하기 바빴다. 보조석에 앉은 강사가 수십 번 핸들 조작을 도와주고 나서야 간신히 주차에 성공했다. 차량 뒷바퀴를 노란색 주차선과 흰색 선 사이에 정확히 넣는 게 포인트다. 주차에 걸린 시간은 3분으로 지정된 기준 시간(2분)을 초과해 10점 감점됐다.

달라진 장내 기능시험은 주행거리가 50m에서 300m로 길어졌다. 마지막 가속코스는 도로 표지판 표시 지점부터 시속 20㎞ 이상으로 달려야 한다. 기자는 표지판을 넘어가기 전부터 시속 30㎞로 달리다 10점을 감점받았다.

종료 지점을 통과하자 “21호차 불합격입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57점을 받아 통과 점수(80점)에 훨씬 못 미쳤다. 함께 탄 운전강사는 “미리 숙지하지 않고 타니 어려웠을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어려워진 장내 기능시험 합격률은 80%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종전 장내 기능시험 평가항목의 합격률은 92.8%에 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달라진 시험 난이도는 2011년 쉬워지기 전 기능시험 난이도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실차 실험 결과 합격률이 80%로 나왔지만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형규/김동현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