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4관왕, 이달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을 잇따라 거머쥔 박태환(27·인천시청·사진)이 19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박태환은 입국 직후 인터뷰에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성적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전국체전부터 세계선수권까지 마무리를 잘해 기분이 좋다”며 “마음 편히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와의 갈등 끝에 간신히 출전한 올림픽에서 좌절을 맛본 박태환은 4개월 만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박태환은 “수영 선수로 살면서 롤러코스터처럼 위에서 내려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러면서 수영도, 인생도 배운 게 많다. 감사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실력이 진실이었다는 걸 증명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좋은 성적으로 기쁜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 등을 수확한 한국의 수영 영웅이었지만 금지약물 복용 적발로 징계를 받으며 힘든 시절을 보냈다. 올해 우여곡절 끝에 리우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모든 종목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박태환은 좌절하지 않고 성적을 끌어올렸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인천 대표로 출전해 자유형 200·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1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자유형 100·200·400·1500m를 모두 휩쓸었다. 이달 6일부터 캐나다 윈저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400·1500m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잠시 휴식하며 내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포함한 향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박태환은 “현재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며 “쉬면서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