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 드라이브 거는  SK바이오팜
SK그룹이 항암제 개발에 뛰어드는 등 제약·바이오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부가가치가 높은 항암제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SK바이오팜은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과 뇌종양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뇌혈관막에 직접 침투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악성 뇌종양은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치료 등 기존 치료법으로는 생존율이 낮다. 연구진은 환자에서 채취한 세포 정보를 기반으로 항암제 효능을 검증할 수 있는 ‘아바타 스캔’ 시스템을 활용하기로 했다. 뇌종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33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대식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공동연구는 SK바이오팜의 항암 사업 첫 진출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신약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의 100% 자회사다. SK케미칼과 함께 SK그룹 내에서 제약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다. 1993년 제약 연구개발(R&D)에 뛰어든 SK(주)는 2011년 생명과학사업 부문을 분사해 SK바이오팜을 설립했다. 계열사인 SK케미칼은 백신과 혈액제제에 집중하고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분야 합성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만 9개에 달한다. 수면장애 기면증 치료제(SKL-N05)는 2011년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했다. 자체 개발 중인 뇌전증 치료제(YKP3089)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3상을 하고 있다. 뇌전증 치료제는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개발부터 판매까지 SK(주)가 담당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르면 2018년께 이들 신약을 출시할 예정이다.

SK(주)는 2018년께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물적 분할한 의약품 생산 전문 SK바이오텍의 IPO도 검토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을 2020년까지 기업 가치 10조원의 제약회사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중추신경계 분야 신약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항암제 등 신규 치료제 개발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제약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