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1천436건 지적사항 제대로 반영 안 돼…엉터리 진행"

교육부가 추진하는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어문규정 감수가 불과 일주일 만에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국립국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은 중학교 역사1, 역사2, 고등학교 한국사의 어문 규범 감수를 지난달 7∼13일 진행했다.

중학교 역사1은 204쪽, 역사2는 182쪽, 고등학교 한국사는 315쪽에 달하지만, 이 세 권의 감수를 주말을 포함한 일주일 만에 마무리를 지은 것.
국립국어원이 지난해에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사회, 과학 디지털교과서의 어문 규범 감수를 3주가량 진행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교과서 제작 사정에 따라 감수 기간이 달라지는 것으로 쪽당 얼마나 시간을 들여 하라는 식의 정해진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짧은 기간의 감수에도 수정·보완 권고 권수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만 1천436건이나 됐다.

이중 현대사를 다룬 7단원이 393건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부와 국립국어원은 이달 하순에서 내년 1월 사이 2차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1차 검토가 부실 검토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원실이 역사교과서의 현장검토본을 확인한 결과 국립국어원의 권고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았다.

현장검토본 266쪽 '전국 민주 청년 총연맹(민청학년) 사건'은 '전국 민주 청년 학생 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이 맞는 표현이지만 수정되지 않았다.

288쪽 일본 시마네현이 제정한 '죽도(竹島)의 날'은 표기법에 맞춰 '다케시마(竹島)의 날'로 해야 하지만 역시 그대로 '죽도의 날'로 표기됐다.

유은혜 의원은 "촉박하게 진행된 어문규범 감수에도 1천436건이 지적됐고, 이마저도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것은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가 얼마나 엉터리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