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며 눈물 흘려
"국정공백 최소화" 당부도
관저에서 칩거하며 탄핵심판 대비할 듯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참으로 괴롭고 죄송스런 마음뿐”이라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동시에 최장 6개월이 걸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재 탄핵 심판에 대응하겠다”는 발언에서 이런 의지가 확인된다.
박 대통령은 공개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국무위원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개별적인 인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무위원들은 박 대통령에게 “잘못 보좌해서 죄송하다”는 등의 말을 건넸고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헌법상 주요 권한은 정지된다. △국군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법률안 거부권 △국민투표 부의권 △헌법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개정안 공포권 △예산안 제출권 △외교사절접수권 △행정입법권 △공무원임면권 △헌법기관의 임명권 등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국무회의 주재, 공무원 임명, 부처보고 청취 및 지시, 정책현장 점검 등의 국정 수행을 할 수 없다.
다만 헌재 탄핵심판 때까지 ‘대통령 신분’은 유지되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사용되고 경호와 의전 등에 관한 예우도 변동이 없다. 월급도 종전대로 받지만 일부 업무추진비 성격의 급여는 받지 못한다. 관용차와 전용기도 이용할 수 있지만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으로서 이들 교통수단을 쓴 만큼 직무정지 상황에선 실제 이용할 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직무 정지된 뒤 관저에 머물며 신문과 책을 보거나 기자단과 산행하는 등 비공식 일정만 가졌다. 박 대통령도 ‘관저 칩거’ 생활을 하면서 변호인단과 탄핵심판 대비에 주력할 전망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