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페니베이커 지음 / 김아영 옮김 / 384쪽 / 1만7500원
이처럼 단어를 통해 우리는 지도자의 심적 변화는 물론 성향, 역량과 자질 등을 알 수 있다.
《단어의 사생활》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통해 남긴 ‘언어적 지문’인 ‘단어’를 통해 심리 상태, 정체성, 성장 배경 등을 파악한다. 저자인 제임스 페니베이커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위해 대통령의 언어부터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 이메일, 블로그, 문학작품 등을 분석했다.
사람마다 단어를 사용할 때 차이가 있는데 이는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단어에서 가장 확연히 드러난다. 저자는 “실질적 의미를 담은 ‘내용어’보다 흔하게 쓰이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기능어’들을 살펴보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능어 중에서도 특히 ‘나’ ‘너’ ‘우리’ 등 대명사가 중요하다. ‘나’라는 1인칭 대명사는 지위가 낮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이가 많이 사용한다. 반면 ‘우리’란 3인칭 단수 대명사는 지위가 높고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이 자주 언급한다. 거만하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한 이들도 ‘우리’를 많이 사용한다. 자기성찰적이고 타인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은 ‘나’ ‘너’ ‘우리’ ‘그녀’ ‘그들’ 등 모든 종류의 인칭 대명사를 섞어 사용한다.
다른 표현으로도 말하는 이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란 말은 자신이 심리적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이다. ‘의심의 여지 없이’란 말에도 지나친 자신감이 담겨 있다. 저자는 “단어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 관계 등을 알아내는 강력한 도구”라며 “말과 글이 난무하는 시대에 단어는 그 사람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주장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