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네 차례(총 1%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는 Fed가 현재 연 0.25~0.50%인 기준금리를 이달에 0.25%포인트 올리고 내년에 두 번 정도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골드만삭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Fed가 내년에 0.25%포인트씩 네 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될 것으로 내다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법인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며 정부 지출을 늘리겠다고 강조해왔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데 유리하도록 세제 혜택도 약속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고 경기가 살아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다. 물가 상승이 우려되거나 가시화될 경우 Fed가 내년 하반기쯤 좀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미국 증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이 속해 있는 S&P500지수가 내년 말 2300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S&P500지수는 이날 2198.81에 마감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한 뒤 초반에 주식시장이 달아오르다 하반기 들어 약세로 돌아서는 ‘상고하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전략가는 “재정적자를 반대하는 의원들이 트럼프의 세제 개혁에 제동을 걸 수 있고 기업들의 이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반기에 Fed가 금리 인상을 재개했을 때 주식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금리가 오르면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지만 채권시장에 있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