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없으면 운전면허 못따요"
학과시험, 기능시험, 도로주행시험 등 국내 운전면허시험과 관련한 시스템을 20여년째 한 중소기업이 대부분 제작하고 있다. 네오정보시스템의 운전면허시험 관련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면허시험장용 설비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고재형 대표(사진)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1993년 대광전자를 창업했다. 당시엔 기능시험장 땅 밑에 전선을 깔고 탈선 여부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하지만 장마철엔 빗물이 스며들어 시스템이 자주 고장났다. 고 대표는 “영구적인 자석을 묻으면 고장나지 않고 관리도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간 개발을 거쳐 1995년 자기장 방식의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았다. 안정성과 정확성을 인정받자 자신감을 얻은 고 대표는 제품 범위를 차츰 넓혔다. 접수부터 관리, 기능장, 통제실, 자동화, 시뮬레이터, 신체검사 장비까지 운전면허와 관련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선보였다.

고 대표는 “운전면허시험 솔루션은 자동차 지식과 정보기술(IT), 위성항법장치(GPS), 인식센서 등이 융복합된 산업”이라며 “정확하고 보안까지 뛰어나 업계 1위가 됐다”고 말했다. 2000년 사명을 네오정보시스템으로 바꿨다. 네오정보시스템은 국가시험장 26곳, 운전 전문학원 484곳 등 전국 80%의 운전면허 시험장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60억원이다.

국내 시장을 일찌감치 장악한 뒤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4년 수출을 시작해 중국 러시아 베트남 두바이 싱가포르 등 12개국으로 진출했다. 고 대표는 “우리 시스템을 받아들인 나라에서 운전면허 관련 문화가 발전하는 걸 보면 사명감을 느낀다”며 “국가별 상황에 맞춰 시스템을 현지화해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운전면허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렸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응용해 유무선용 네트워크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엔 아파트용 기가(GIGA)급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성남=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