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뷰] 배우 공효진: 사라진 여자 '공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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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한매 역 공효진 인터뷰
배우 공효진에게 '공블리'(공효진+러블리)라는 수식어는 때로 꼬리표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작품에서 각양각색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는 건 넘어야 할 한계일 수 있다.
공효진은 이 한계를 영화 '미씽'(감독 이언희)을 통해 보란듯이 뛰어넘었다.
그는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충무로에서 한 명의 여배우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관객 앞에 섰다.
공효진은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촬영 현장에서 스스로를 '독립투사'와도 같았다고 고백했다.
"여성 감독부터 배우들까지. '여탕'인 듯 보이지만 대부분의 스태프는 남자였어요. 이들은 '미씽'을 '모성'으로 받아들이더군요. 우리는 '여자의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시각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그들을 먼저 설득시켜야 했죠."
'미씽'은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가 워킹맘 지선(엄지원)의 아이 다은을 납치하면서 시작된다. 엄지원은 아이를 잃고 찾아 헤매는 엄마로, 공효진은 이름, 나이, 국적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 납치범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언뜻 모성애를 소재로 한 스릴러로 보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한 여성은 아이를 잃고, 또 다른 여성은 아이를 납치하면서 한겹씩 벗겨지는 여성들의 삶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공효진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연기했다. 영화의 해석은 관객의 몫이기 때문이다.
"관객들도 한매를 통해 감정을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엄마이거나 아빠, 딸, 고모, 가족이죠. 딱 그들을 겨냥한,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영화입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여배우의 분신과도 같은 '반사판'을 버렸다. 중국 시골에서 상경한 듯한 한매로 분하기 위해 공블리는 물론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도 털어버렸다.
"'미씽'에서 공블리는 없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거의 변장 수준이었죠. 얼굴에 몇십 개 정도의 점을 찍기도 하고요. 제 모습을 스크린으로 봤을 때 놀랄 정도였어요. 작품을 하면 할수록 본 모습보다 캐릭터로서의 변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효진은 올해로 벌써 데뷔 18년 차를 맞았다. 배우로서 그가 가진 가장 큰 힘은 바로 '공감'에 있다.
실제 자신의 모습인 듯 존재감을 발휘하면서도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를 성실히 풀어간다.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많은 작품의 시청률과 박스오피스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공효진은 스스로 개성 강한 타입의 배우는 아니라고 말했다.
"학교 다닐 때 있는 듯, 없는 듯 다니는 학생이었죠. 반항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간이 콩알만 한 애였어요. 그래도 남동생이 맞고 오면 그 꼴은 못 봤죠. 어른이 됐을 때는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촬영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야기도 하고, 피력을 잘하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공효진은 앞으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생각이다. 사랑스러운 역할보다는 '쎈 언니'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친한 동료 여배우들과 뭉쳐 '로드 무비'도 찍어보고 싶다.
"'워맨스'(우먼+로맨스)가 섞인 유쾌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습니다. '차이나타운'처럼 느와르지만 여성들을 멀티캐스팅한 영화도 욕심 나고요. 언젠가 살인마 연기에도 도전해 볼 겁니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다양한 작품에서 각양각색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는 건 넘어야 할 한계일 수 있다.
공효진은 이 한계를 영화 '미씽'(감독 이언희)을 통해 보란듯이 뛰어넘었다.
그는 여전히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충무로에서 한 명의 여배우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관객 앞에 섰다.
공효진은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촬영 현장에서 스스로를 '독립투사'와도 같았다고 고백했다.
"여성 감독부터 배우들까지. '여탕'인 듯 보이지만 대부분의 스태프는 남자였어요. 이들은 '미씽'을 '모성'으로 받아들이더군요. 우리는 '여자의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시각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그들을 먼저 설득시켜야 했죠."
'미씽'은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가 워킹맘 지선(엄지원)의 아이 다은을 납치하면서 시작된다. 엄지원은 아이를 잃고 찾아 헤매는 엄마로, 공효진은 이름, 나이, 국적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 납치범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언뜻 모성애를 소재로 한 스릴러로 보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한 여성은 아이를 잃고, 또 다른 여성은 아이를 납치하면서 한겹씩 벗겨지는 여성들의 삶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공효진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연기했다. 영화의 해석은 관객의 몫이기 때문이다.
"관객들도 한매를 통해 감정을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엄마이거나 아빠, 딸, 고모, 가족이죠. 딱 그들을 겨냥한,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영화입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여배우의 분신과도 같은 '반사판'을 버렸다. 중국 시골에서 상경한 듯한 한매로 분하기 위해 공블리는 물론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도 털어버렸다.
"'미씽'에서 공블리는 없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거의 변장 수준이었죠. 얼굴에 몇십 개 정도의 점을 찍기도 하고요. 제 모습을 스크린으로 봤을 때 놀랄 정도였어요. 작품을 하면 할수록 본 모습보다 캐릭터로서의 변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효진은 올해로 벌써 데뷔 18년 차를 맞았다. 배우로서 그가 가진 가장 큰 힘은 바로 '공감'에 있다.
실제 자신의 모습인 듯 존재감을 발휘하면서도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를 성실히 풀어간다.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많은 작품의 시청률과 박스오피스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공효진은 스스로 개성 강한 타입의 배우는 아니라고 말했다.
"학교 다닐 때 있는 듯, 없는 듯 다니는 학생이었죠. 반항을 생각할 겨를도 없는 간이 콩알만 한 애였어요. 그래도 남동생이 맞고 오면 그 꼴은 못 봤죠. 어른이 됐을 때는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촬영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야기도 하고, 피력을 잘하는 배우가 되려고 합니다.”
공효진은 앞으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생각이다. 사랑스러운 역할보다는 '쎈 언니'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친한 동료 여배우들과 뭉쳐 '로드 무비'도 찍어보고 싶다.
"'워맨스'(우먼+로맨스)가 섞인 유쾌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습니다. '차이나타운'처럼 느와르지만 여성들을 멀티캐스팅한 영화도 욕심 나고요. 언젠가 살인마 연기에도 도전해 볼 겁니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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