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상무회의서 충돌…"중국에 관세 45% 매기겠다"vs"부과하면 보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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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전쟁 돌입하나
미국 대선 이후 첫 양국 회담
농산물·원자재 수출 중단 등
중국, 트럼프 정책에 '맞보복' 경고
트럼프 경제팀 강경론자 많아
무역갈등 봉합 쉽지 않을 듯
미국 대선 이후 첫 양국 회담
농산물·원자재 수출 중단 등
중국, 트럼프 정책에 '맞보복' 경고
트럼프 경제팀 강경론자 많아
무역갈등 봉합 쉽지 않을 듯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하겠다고 중국이 또다시 경고했다. 이번엔 중국 부총리가 미국 상무장관과 대면한 공식석상에서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대로 이 같은 제재에 나서면 세계 1, 2위 경제대국 간에 전면적인 통상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중국 측이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고조되는 양측의 신경전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제27차 미·중 상무연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은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대로 제재를 한다면)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보복 발언자는 중국 측 대표인 왕양(汪洋) 부총리다. 그는 전날 회의에서 “중국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향후 정책방향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총리는 “트럼프 정부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어떤 정책을 펼지 모두가 관심을 보인다”며 “그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미국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갖고 있는 경제적 이익이 양국 간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활동하려면 미 정부가 중국 정책을 제대로 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그동안 관영매체 등을 통해 대응해왔다. 미국의 제재에 △수입처 대체 △농산물 및 원자재 수출 중단 △미국 기업의 중국 내 판매 규제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조치 완화 등의 보복이 가능하다고 경고해왔다.
◆트럼프는 당선 후 ‘신중 모드’
트럼프 당선자는 일단 신중 모드다. 지난달 말 게티즈버그 유세 때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취임 100일 구상’을 발표했다. 21일 발표한 취임 첫날 행정조치 목록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뺐다.
WSJ는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 실행이 불러올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아직 공약 틀이 손질될 것이라고 예단하긴 힘들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팀을 이끄는 인물 면면이 강성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맬퍼스 전 국무부 부차관보, 댄 디미코 전 미국철강협회 회장,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은 대중 강경정책을 주장해왔다.
◆“미국이 잃기만 하는 게임 될 것”
프리츠커 장관은 트럼프 당선자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에 대해서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트럼프는 내년 1월20일 취임 첫날 TPP 탈퇴를 선언하고 공정한 양자협정 위주로 나가겠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프리츠커 장관은 “미국이 TPP를 탈퇴하면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무역질서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게 된다”며 “이는 미국의 경제적·전략적 이익 손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에스워 프래사드 코넬대 교수 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간 무역분쟁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와 상관없이 미국은 이미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니컬러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연구원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이 모두 보호무역 기조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유무역 강화를 외치면서 신흥국을 끌어안고 있다”며 “미국의 손실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제27차 미·중 상무연합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페니 프리츠커 상무장관은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대로 제재를 한다면)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보복 발언자는 중국 측 대표인 왕양(汪洋) 부총리다. 그는 전날 회의에서 “중국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향후 정책방향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총리는 “트럼프 정부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어떤 정책을 펼지 모두가 관심을 보인다”며 “그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미국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갖고 있는 경제적 이익이 양국 간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활동하려면 미 정부가 중국 정책을 제대로 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그동안 관영매체 등을 통해 대응해왔다. 미국의 제재에 △수입처 대체 △농산물 및 원자재 수출 중단 △미국 기업의 중국 내 판매 규제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조치 완화 등의 보복이 가능하다고 경고해왔다.
◆트럼프는 당선 후 ‘신중 모드’
트럼프 당선자는 일단 신중 모드다. 지난달 말 게티즈버그 유세 때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취임 100일 구상’을 발표했다. 21일 발표한 취임 첫날 행정조치 목록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뺐다.
WSJ는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 실행이 불러올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아직 공약 틀이 손질될 것이라고 예단하긴 힘들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팀을 이끄는 인물 면면이 강성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맬퍼스 전 국무부 부차관보, 댄 디미코 전 미국철강협회 회장,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은 대중 강경정책을 주장해왔다.
◆“미국이 잃기만 하는 게임 될 것”
프리츠커 장관은 트럼프 당선자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에 대해서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트럼프는 내년 1월20일 취임 첫날 TPP 탈퇴를 선언하고 공정한 양자협정 위주로 나가겠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프리츠커 장관은 “미국이 TPP를 탈퇴하면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무역질서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게 된다”며 “이는 미국의 경제적·전략적 이익 손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에스워 프래사드 코넬대 교수 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간 무역분쟁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와 상관없이 미국은 이미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니컬러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연구원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이 모두 보호무역 기조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유무역 강화를 외치면서 신흥국을 끌어안고 있다”며 “미국의 손실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