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시진핑에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 요청…중국측 답변 없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지난 20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났으나 여전히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특히, 중국은 이날 외교적 관례를 깨고 양국 정상 회동이 일본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21일 교도통신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페루 수도 리마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다음 달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한·일·중 정상회의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참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APEC 정상회의가 시작하기 전에 시 주석과 10여 분간 만나 "내년 국교 정상화 45주년, 내후년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중일 관계를 전면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연내 개최 예정인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는데, 중일 두 나라 관계에서도 성과가 많은 방문이 됐으면 한다"며 "현안을 적절히 처리하면서 대승적 관점에서 안정적 우호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일 양국은 우호적 사고를 바탕으로 생산적 논의를 이어가고 현안을 적절히 처리, 국민감정을 조성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한일중 정상회의에 중국 측 참석을 거론한 아베 총리의 요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일본 측의 요청으로 잠깐 만났다고 밝혔다.

애초 중국은 일본과 만날 생각이 없었으나 일본 측의 요청 때문에 회동이 이뤄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루캉 대변인은 시 주석이 이날 회동에서 중ㆍ미 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원칙을 말했다고만 밝혔다.

이는 일반적으로 양국 정상 회동 때 양국 정상의 발언 등을 자세히 소개하던 중국의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항저우 G20 정상회의에서도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의 만남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회동에서는 양국 국기도 걸리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남중국해 판결을 수용하라"고 말하자 시 주석은 "언행을 조심하라"고 맞받아치는 등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베이징연합뉴스) 김정선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