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며 5개월여 만에 달러당 1180원 선을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의 경기부양과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30전 상승한 달러당 1183원20전으로 마감했다. 올 6월3일(달러당 1183원60전) 이후 5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확장 정책으로 미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달러 가치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 대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이후 11일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48원20전 급등했다.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달러 가치를 올리는 요인이다.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연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의 고지를 넘을 수 있다는 예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시장 분위기가 워낙 달러 강세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만큼 연내 달러당 1200원을 찍고 내려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론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한 경기부양 기대만으로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향후 상승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며 3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3%포인트 오른 연 1.736%에 마감했다. 작년 12월16일(연 1.748%) 이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급격한 금리 상승을 견디지 못한 기관투자가들이 줄줄이 투매성 매물을 던지면서 손절매가 손절매를 부르는 악순환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하헌형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