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트럼프 쇼크'에서 벗어나 펀더멘털로 관심을 옮기는 만큼, 실적 호전주에서 진주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 3분기 실적시즌은 삼성전자, 현대차의 부진에도 선전했다"며 "영업이익은 9월말 전망치 대비 90% 수준의 달성률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유니버스 200종목(분석대상 종목)을 기준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34조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3인방(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전망치 달성률은 74.4%에 불과했지만 이들을 제외한 196종목의 전망치 달성률은 95.7%에 달했다.
3분기 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분기 기준 사상최대 이익은 올해 2분기의 38조1000억원, 두 번째는 1분기의 35조4000억원이었다. 즉 분기 이익 사상 최대치 1, 2, 3위가 모두 올해 기록된 것이다.
김 연구원은 금융, 통신업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덕에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융업종은 은행, 보험, 증권 부문 모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통신업종은 3대 통신사 모두 전망치를 웃돌았다.
나아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107조8000억원)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120조3000억원) 대비 12조5000억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대선 후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시 펀더멘털로 향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선 후 첫 주 동안에는 트럼프 수혜주와 피해주 간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며 "이제는 트럼프 관련 이슈보다 경제지표 및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펀더멘털에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 연구원은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한 상위 종목에 대해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이 발표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매출보다 이익이 중요해졌으며 지금 따라가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예측해서 해당 종목을 사전에 매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따라가는 것은 가능하다"며 "어닝서프라이즈 종목에 대한 추격 매수는 지수 대비 아웃퍼폼(outperform·시장수익률 상회)할 확률이 크다"고 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군을 중심으로 탄력적인 대응전략을 이어가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마무리된 가운데 업종별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점검한 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업종을 필두로 한 경기민감주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며 "글로벌 경기부양책 가능성을 감안해 소재, 산업재에 대한 관심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