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는 안 될 일들을 저지르지만 한심하기보다는 짠한, 그래서 더 안타까운 이 시대의 청춘 아이콘으로 돌아왔다. 새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를 통해서다.
16일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는 최민호, 마동석 주연의 '두 남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영화는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가출 청소년 진일(최민호)과 불법 노래방 주인 형석(마동석) 두 남자 이야기다.
진일과 형석은 각자 소중한 존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여기에 절대 악인 성훈(김재영)까지 합세해 피 튀기는 전쟁이 벌어진다.
최민호는 언론시사회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두려움이 컸다"며 "우선 캐릭터에 대한 어색함을 줄여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담배를 배웠고, 욕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예전부터 해왔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최민호는 또 "가출 청소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며 "'두 남자'를 통해 현실을 보고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씁쓸한 이야기 속 마동석의 현실감 넘치는 대사들은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다. 마동석은 카리스마 있는 어른의 모습과 딸을 둔 아버지를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깊은 분석에 들어갔다.
그는 "형석은 악하면서도 어느 지점에선 불쌍하다"며 "가족을 위해 나쁜 짓을 해서 용서받을 수는 없지만 이해는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묘한 지점들을 잘 풀어내야 했다"며 "그는 변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공개되지 않은 숨겨진 이야기도 많다. 과거 형석은 진일과 비슷한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 방황하다가 야간 업소에서 만난 18살 여성과 결혼하고 아이를 갖게 됐다.
진일도 커다란 계기가 있지 않는 한 형석과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서로 과거이자 미래의 모습인 셈이다.
이성태 감독은 이 모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적인 설명 없이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는 "두 세대가 서로를 괴롭히며 살아야 하는 게 우리 현실과 닮아 가슴 아프다"며 "둘 다 소외계층이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아 상처도 많은데, 그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또 "'두 남자'가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지는 못 하더라도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고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면 나에겐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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