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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재정에 기댄 성장, 지속 가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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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전망의 시계가 좁아지고 있다. 국정공백의 장기화 조짐 와중에 주요 기업들까지 ‘최순실 블랙홀’에 빠져들면서 투자계획 수립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2.7%(한국은행)로 예상되는 올해 성장률이나 잘해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성장 전망치까지 정부가 재정을 동원한 부양책의 효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황기 때 정부의 역할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 마중물 효과를 재정이 주도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전통적인 해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공지출에 기대는 성장이 지속될 수는 없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성장률 0.7% 중 정부 기여도가 0.2%포인트에 달했다.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면서 총력전을 펼치는 일본보다 더 높다. 3분기 0.5% 성장한 일본의 재정 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산업별 기여도에서도 취약점은 드러났다. 성장주도 산업을 굳이 따지고들 이유는 없겠지만 건설경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도 걱정스럽다. 0.7% 중 0.6%포인트를 차지한 건설투자가 내년에도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 재정에 기댄 성장에 대한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부양책 효과를 빼면 장기간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는 일본보다 나쁜 성적표다. 더구나 우리 경제는 일본처럼 자본과 기술이 축적돼 있지도, 고도화되지도 못한 처지다. 경기흐름 자체가 마치 냄비처럼 가볍다. 관건은 기업의 투자확대를 통한 민간 주도 성장세를 되찾는 것인데, 정치가 경제를 억눌러온 지도 오래됐다.

    국정 공백 속에서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제대로 짜나가고 있는지부터 걱정이다. 무역과 산업에서 보호주의 기류, 국내외 금리의 불확실성 등 선제 대응이 필요한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대로 계속 흔들려나가면 내년엔 성장률이 2.2%(한국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로 추락한다는 우울한 전망대로 될 수도 있다. 국제 환경까지 안갯속인 판에 총수들이 연일 검찰에 불려가는 재계를 향해 무작정 투자를 늘려잡으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박근혜 정부는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하지만, 헌정질서의 유지는 정치권 공동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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