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높이고 기간단축 기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케다약품공업, 후지필름, 시오노기제약 등 제약업체와 후지쓰, NEC 등 IT기업이 중심이 된 50개사가 신약을 만들어내는 AI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정부 산하 이화학연구소와 교토대 등도 개발에 참여한다. 일본 문부과학성도 2017년도 예산 요구안에 25억엔(약 270억원)을 책정해 AI 개발을 지원한다. 최종 지원 금액은 100억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신약개발 연합군은 해외 IT기업이나 제약회사도 끌어들여 3년 뒤 AI가 개발한 신약을 보급한다는 목표다.
일본 제약업계 등이 AI를 통한 신약 개발을 위해 손을 잡기로 한 것은 신약 후보를 찾아 제품화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는 데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비는 화이자 등 세계 주요 제약사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AI를 활용해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여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AI를 활용하면 신약 후보를 찾는 데 2~3년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부작용 우려가 있는 신약 후보를 AI가 제외해주면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고액의 약품과 효과가 같은 저렴한 물질을 찾아 약값을 대폭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신약 개발 및 의료계에 AI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벤처기업들도 신약 연구를 위한 AI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IBM은 인공지능 ‘왓슨’을 환자의 질병 진단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국립연구개발법인인 의약기반·건강·영양연구소가 내년부터 AI를 통한 신약 후보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