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가 50% 넘어
남부경제중심지역에 산업공단 48% 밀집
대졸자 취업률 50% 밑돌아
관공서·외국 기업 '꿈의 직장'…세계 4번째 라면 시장
한국에서 비행기로 5시간 거리에 있는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1945년 독립한 베트남은 우리나라와는 1992년 12월에 이르러서야 수교했다.
국토 면적은 33만958㎢로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 면적의 약 1.5배다.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 1650㎞에 이르며 전체 해안선은 3260㎞에 달한다. 베트남 영토는 흔히 알파벳 ‘S’ 또는 베트남 고유의 지게인 ‘강(Ganh)’과 비슷하다. 강은 막대 양끝에 물건을 매달고 가운데 부분을 이고 가는 베트남 전통 용구다. 베트남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이 넓으며 중부 연안지역이 좁은 것이 이와 흡사하다. 평지와 삼각주, 강줄기가 흘러내리는 남부는 곡창지대로 베트남 전체 쌀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북부는 대부분 산악지대로 커피 수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북고남저(北高南低)형 지형이다. 자원은 원유와 무연탄, 철광석이 많다. 북부는 사계절의 변화가 있고 연말연초는 한국의 늦가을과 비슷하다. 하지만 남부는 우기(5~10월)와 건기(11~4월)가 6개월씩 교차한다.
인구는 9300만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더 많다. 여성의 사회 진출도 활발해 전체 근로자의 50% 이상이 여성이다. 인구의 절반이 30대 미만이다. 향후 이들이 베트남 소비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족은 전체 인구의 85%를 차지하는 비엣족을 비롯해 따이족(1.9%), 타이족(1.8%), 호아족(0.9%), 크메르족(1.5%) 등 54개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다.
공용어는 베트남어를 쓴다. 종교는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베트남 정부와 공산당 정책에 협력해야만 한다. 전체 인구의 18.2%만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 종교 구성비를 보면 절반 가까이가 불교(43.5%)를 믿는다. 이 밖에 가톨릭교(36.6%), 기독교(4.7%), 까오다이교(5.2%), 호아호아교(9.2%)의 종교를 갖고 있다. 화폐는 베트남동(VND로 표기)이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늦다. 베트남 공산당 창설자인 호찌민을 많은 국민이 존경한다.
국가 조직은 공산당, 최고인민회의(국회), 중앙 행정기구인 정부 등 3개 축으로 구성돼 있다. 1930년에 결성된 공산당은 450만명의 당원이 있다. 국회는 임기 5년의 의원이 500명에 이른다. 1992년 헌법 개정 때 국가주석을 신설했다. 국회에서 선출하는 국가주석은 임기 5년으로 대내외적으로 베트남을 대표한다. 현 국가주석은 올 1월 선출된 쩐다이꽝이다.
행정구역은 5개 직할시와 58개 성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수도는 하노이시(인구 710만명)로 공공기관과 국영기업 본사가 몰려 있다. 호찌민시(옛 사이공, 인구 800만명)는 베트남 최대 상업도시다. 원래 사이공으로 친숙한 호찌민시는 호찌민 주석의 염원에 보답하기 위해 해방 후 개명했다. ‘동커이’라는 명품 쇼핑 거리가 유명하다. 남부 경제 중심 지역에 산업공단의 48%가 밀집돼 있다.
사회주의 국가면서 직장 여성이 많아 유아원, 유치원 제도가 잘 정착돼 있다. 급식은 물론 낮 취침까지 가능하다. 보통 출근시간인 오전 7시에 아이를 데려다 주고 퇴근시간인 오후 5시에 집으로 데리고 올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는 남녀공학으로 반드시 교복을 입어야 한다. 여학생은 고등학생이 되면 베트남 전통 복장인 흰색 아오자이(Ao dai)를 입는데 자전거로 등교하는 여학생들의 모습은 영화에도 자주 나온다.
학기는 9월 초 시작해 이듬해 6월 말에 2학기가 끝난다. 진학률은 중학교 37%, 고등학교 28%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대학 입시는 대학별로 치른다. 종합대학으로는 하노이 종합대, 호찌민 종합대, 자연과학·공학 분야로는 하노이 백과대, 건축 분야는 하노이 건축대학, 의료 분야는 사이공 의과대가 유명하다.
베트남도 한국과 같이 의무병제다. 남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반드시 3년 혹은 2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생은 4년간 두 달의 군사 훈련으로 병역을 대체한다. 특징적인 것은 남여 모두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 후 평균 취업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베트남 대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장은 관공서와 외국계 기업이다. 월급은 대도시의 대졸 초봉이 월 300~400달러 수준이다. 의료 수준은 한국보다 떨어지지만 일반 서민의 경우 정부에서 제공하는 의료시설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의약 분업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다.
베트남에는 약 750개의 대형슈퍼, 130여개의 쇼핑센터, 9000여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라면시장으로 매년 평균 54억봉지를 소비하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