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디스플레이 성장 지속
'체질개선' 카카오, 새 광고상품 장착
내년 상반기 본격 회복 기대
먼저 승기를 잡은 건 네이버다. 주력인 검색광고에 디스플레이광고까지 날개를 달면서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올 들어 광고 사업 부진을 면치 못한 카카오는 모바일광고를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에 각각 다른 주제로 운영하는 22개 '주제판'으로 광고 매출을 끌어올렸다. 콘텐츠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한 네이티브 애드 광고로 맞설 계획이다.
◆비수기도 잊은 네이버 모바일광고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두 회사의 실적에서 가장 극명하게 갈린 부분은 광고 부문이었다.
네이버는 3분기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 처음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모바일광고 성장세 덕분이다. 전체 매출 1조131억원 중 무려 7495억원을 광고에서 올렸다. 전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광고시장 비수기 영향을 말끔히 지운 성장세였다.
모바일광고 매출 비중은 56%에 달해 PC광고와의 격차를 더 늘렸다. 모바일광고 매출 비중은 이미 지난 1분기 PC광고를 앞질렀다.
네이버 모바일광고는 크게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광고로 나뉜다. 주력 상품은 검색광고다.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검색하면 결과 상단에 연관 광고를 보여주는 광고 상품을 말한다.
디스플레이광고는 배너, 동영상, 스폰서십 광고 등 노출형 광고를 통칭한다. 3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하며 검색 광고 못지않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디스플레이광고 매출 성장은 네이버 주제판의 확대와 연관이 깊다. 네이버 주제판은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 각각 다른 주제로 운영되고 있는 22개의 공간이다.
네이버 측은 "콘텐츠 소비를 증가 시키기 위해 주제판을 늘려가고 있다"며 "이용자가 많고 광고에 도움이 되는 지면 위주로 향후 콘텐츠 광고와 배너 광고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질 개선 끝낸 카카오…모바일 앞세워 반격
반면 3분기 카카오의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5% 줄어든 1269억원에 그쳤다. 광고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와 저효율 광고 트래픽 정리 작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전체 광고 사업은 부진했지만 모바일광고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카카오 광고 매출에서 모바일광고의 기여도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40% 수준이던 모바일광고 매출 비중은 이번 분기 50%까지 확대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카카오도 올 4분기부터는 모바일광고 매출이 PC광고를 무난히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타깃팅 기술을 고도화하고 신규 광고 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모바일광고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트래픽 정리 영향을 빼면 모바일광고 중심으로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해 광고 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시간을 투자했다. 연초부터 시작한 광고 트래픽 최적화 작업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광고 매출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는 의견이다.
카카오는 당장 올 4분기부터 광고 사업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PC광고 감소세는 이어지겠지만 모바일광고가 이를 만회하면서 광고 매출이 3분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4분기는 광고 시장 성수기인 데다 신규 상품 출시, 외부 광고 플랫폼 도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분기엔 카카오톡 채널에 네이티브 애드 광고 도입을 목표로 현재 테스트 중이다. 네이티브 애드는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형 광고로 광고 같지 않은 형태를 띤다. 기존 모바일광고보다 3~5배 수익이 나오는 고효율 상품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카카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주 목적에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앱 설치부터 상품 주문, 콘텐츠 구독, 예약 등 다양한 데이터가 분석 대상이 된다. 이같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같은 상품이라도 상품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각각 다른 내용의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