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넷마블·엔씨 '승승장구'…게임빌·컴투스 '주춤'

발 빠르게 변하는 게임업계에서 이용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을 유지하면서 '핫'한 신작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올해 7∼9월 실적은 장수 게임의 인기를 견고히 유지하면서 새로운 이용자를 사로잡을 참신한 신작을 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넥슨,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2조원 돌파 전망

넥슨 일본 법인은 올해 3분기 매출액 442억5천5백만엔(4천837억원), 영업이익이 162억9천2백만엔(약 1천781억원)을 냈다고 10일 공시했다.

예상 전망치를 훨씬 웃돈 수치다.

매출 증가의 원동력은 구작과 신작의 조화였다.

'메이플스토리'(2003년), '던전앤파이터'(2005년) 등 출시된 지 10년 가까이 된 장수 게임이 여전히 건실했고, 지난해부터는 역할수행게임(RPG) '히트(HIT)'를 시작으로 모바일에서도 흥행 신화를 썼다.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모두 잡겠다는 '하이브리드' 전략도 성공했다.

자체 개발력과 퍼블리싱(유통·서비스) 능력도 탁월하다.

'던전앤파이터: 혼', '다크어벤저3', '로브레이커즈', '천애명월도' 등 출시를 앞둔 기대작은 든든한 매출원이다.

계속된 엔화 강세 탓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엔화 기준 실적은 다소 감소했지만, 올해 누적 매출은 1조5천28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넥슨의 전체 매출은 1조8천86억원이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넥슨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 넷마블, 흥행·신작 '성공'…엔씨, 신작 출시에 '올인'

넷마블게임즈는 2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다.

3분기 전체 매출액은 3천59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5% 늘었다.

누적 매출은 총 1조374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스톤에이지' 등 인기 게임이 이번 분기에만 해외에서 2천6억원을 벌어들인 공이 컸다.

이달 출시를 앞둔 '리니지2:레볼루션'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고조돼 있다.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구현한 게임이 4분기에도 매출 증가의 주역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등 주요 게임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끌었다.

3분기 매출은 2천176억원으로 작년보다 11% 늘었고 '리니지'만으로 838억원을 벌었다.

북미·유럽 지역에 진출한 '블레이드&소울'의 약진도 돋보였다.

'블레이드&소울'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401억원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엔씨'로 나아가기 위해 12월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시작으로 '리니지M', '블레이드 & 소울: 정령의 반지' 등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 게임빌·컴투스, '신작 부진'

반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게임빌과 컴투스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작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의 흥행이 아쉬웠다.

게임빌의 올해 3분기 매출은 390억원으로 작년보다 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천7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2.2% 감소한 56억2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99.2% 줄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별이 되어라', '크리티카: 천상의 기사단' 등 '효자 게임' 인기가 유지된 결과다.

컴투스는 3분기에 매출액 1천181억원, 영업이익 411억원, 당기순이익 309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2.9%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8%, 2.7% 각각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의 '형제 강자'로 꼽혀온 만큼 두 회사는 인기 게임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을 유지하고 역할수행게임(RPG)뿐 아니라 다양한 신작을 발굴할 계획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모바일 할 것 없이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 열기가 서서히 식기 마련"이라면서 "차기작을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