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은 극단 배우공장이 브로드웨이를 겨냥해 만든 창작극이다. 독립운동가와 일본군위안부를 소재로 지난 5월 대학로에서 초연했다. 초연작을 바탕으로 각각 독립운동가와 일본군 위안부의 관점으로 각색해 2개의 공연으로 만들었다.
독립운동가의 관점으로 각색된 A팀의 공연은 ‘영등포 경시청 폭파사건’을 둘러싸고 조선인들의 일제에 대한 협력과 배신, 독립운동가들의 혈투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일본군 위안부의 관점으로 각색된 B팀의 공연은 일본 경찰에 의해 압송된 미희가 위안소에서 겪는 고통과 그녀를 찾기 위한 춘식의 노력을 교차로 보여주는 등 긴장감 있게 연출했다. 2억5000만원을 들여 6개월에 걸쳐 제작했다. 제작 과정은 다큐멘터리로 재구성돼 페이스북과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매주 월·목 저녁 8시 네티즌들에게 선보인다.
꽃신의 브로드웨이 도전은 우리 연극이 20년 만에 세계 공연의 ‘메카’에 입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96년 극단 ‘토박이’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금희의 오월’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이후 한국 연극은 브로드웨이에서 자취를 감췄다. 뮤지컬과 퍼포먼스 공연들만 브로드웨이 문턱을 넘었을 뿐이다.
극단 관계자는 “브로드웨이 입성을 통해 침체된 대학로와 우리 연극의 부흥을 이끌 것”이라며 “공연 수익금 전액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기부해 뉴욕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데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