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페리아 연대기' 등 30여종…"좋은 게임 발굴에 힘 쏟을 것"

올해 김정주 창업자가 연루된 공직자 비리 논란을 겪은 한국 1위 게임사 넥슨이 국내의 대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 역대 최다 신작을 내놓으며 '초심 회복'을 선언했다.

'오너 리스크'로 실추된 회사 명예를 기초 경쟁력인 '게임의 질과 다양성'으로 회복하겠다는 얘기다.

넥슨은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넥슨 지스타 2016 프리뷰' 언론 간담회를 열고 자체 개발한 게임 18종과 퍼블리싱(서비스 운영)만 맡는 새 게임 17종 등 모두 35종을 이번 달 중순 개막하는 올해 지스타에 출품한다고 밝혔다.

작년 지스타에 넥슨이 선보인 15개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자체개발작으로는 인기 장난감 레고의 캐릭터를 이용한 스마트폰 RPG(역할수행게임) 게임인 '레고 퀘스트앤콜렉트'와 장기간 공을 들인 대작 PC용 RPG인 '페리아 연대기' 등을 선보인다.

또 넥슨 브랜드 아래 서비스 운영이 이뤄지는 새 타사 게임으로 미국의 스타 개발자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만든 PC용 1인칭 슈팅게임(FPS) 로브레이커스와 일본의 유명 액션 게임 '진삼국무쌍7'을 모바일로 옮긴 '진삼국무쌍:언리쉬드'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넥슨의 박지원 대표는 인사말에서 "(김정주 창업자 관련 파문으로) 올여름 내내 힘든 시기를 보냈고 회사의 다음 방향과 관련해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초창기 때 넥슨처럼 좋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데 힘을 쏟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이번 지스타의 자사 슬로건으로 회사 초창기 때의 구호인 '라이프 비욘드'(현실을 뛰어넘는 재미)를 내걸기로 했다.

넥슨의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정상원 부사장은 지스타에 역대 최다 출품작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게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모바일 게임의 완성도를 중시하자는 기조 때문에 일부 작품의 개발이 6개월∼1년씩 늦어지며 신작 공개가 쏠린 측면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서 단일 업체로서는 최대 규모인 400 부스를 마련한다.

사용자들이 PC 게임을 플레이하는 부스가 150개, 모바일 게임을 체험하는 자리가 150개이며, 나머지 100개 부스는 e스포츠와 게임 대전 행사 등이 벌어지는 무대인 '스테이지 존'으로 쓰인다.

넥슨은 올해 봄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가 대학 친구인 진경준 검사장에게 회사 비상장 주식을 몰래 건네 120억원대 시세 차익을 얻게 해줬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유례없는 위기를 겪었다.

김 대표는 올해 7월 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기소가 확정되자 넥슨의 등기 이사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넥슨은 진 검사장 뇌물 추문으로 '벤처 창업 신화' '젊고 깨끗한 회사' 등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넥슨의 단기 사업 실적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본 상장사인 넥슨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33억7천900만엔(1천439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8% 늘었고, 한국 게임 업계에서 최초로 1·2분기를 합친 상반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넥슨의 상반기 매출 중 61%는 중국·일본·미국 등 국외에서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