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박 대통령, 김병준 카드 접고 국회추천 총리 수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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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영수회담 무산…'최순실 정국' 해법 난기류
민주, 2선 후퇴·김병준 지명철회 등 요구하며 회담 거부
김병준 "여·야·청 새 총리 합의하면 나는 사라지는 것"
청와대 "2선 후퇴, 현행법에 있는 게 아니다" 부정적
민주, 2선 후퇴·김병준 지명철회 등 요구하며 회담 거부
김병준 "여·야·청 새 총리 합의하면 나는 사라지는 것"
청와대 "2선 후퇴, 현행법에 있는 게 아니다" 부정적

박 대통령이 조만간 ‘여야가 추천하는 총리 후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후보자가 7일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야당이 박 대통령의 탈당과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어 최종 해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朴, ‘김병준 카드’ 포기하나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박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위해 국회에 올 수도 있고, 김 후보자 인준과 지명 철회 등까지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향적인 의견을 전했다. 야당 반응은 싸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순실 사태에 대한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 △김 후보자 지명 철회 △2선 후퇴 및 국회 추천 총리 수용 등 세 가지를 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며 한 실장과의 회동 자체를 거부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내가 걸림돌이 될 이유는 없다”며 “엄동설한에 작은 화로라도 한 번 돼 볼까 하는 심정이지만 성능 좋은 난로가 나오면 화로는 없어지는 것”이라고 조건부 사퇴의사를 밝혔다. 청와대의 부담을 덜어주고 스스로 출구전략을 찾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이 결국 야당이 요구하는 국회 추천 총리 후보를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의 권한 위임 폭이 관건
청와대는 일단 김 후보자에게 책임총리 권한을 분명히 보장하겠다며 야당을 설득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게 모든 권한을 주겠다는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2선 후퇴 의지를 밝혀야 한다는 야권 요구에 대해 “2선 후퇴란 표현이 거국내각과 맞물리는 것 같은데 2선 후퇴라는 게 현행법상 있는 게 아니다”며 “업무 수행과정에서 총리가 실질적 권한을 갖느냐의 문제이지 그 용어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외치(外治), 김 후보자가 내치(內治)를 담당하는 모델에 대해서도 “개헌도 안 된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모든 것에서 물러나 일하는 그런 상황은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여야와 협의해 총리가 힘 있게 내정을 이끌어 간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장진모/은정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