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공모가 3만원 확정…'재수' 끝에 수요예측 성공
두산밥캣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가격을 희망범위 안에서 결정하는 데 성공했다. 공모규모와 주당 공모가격 눈높이를 대폭 낮춰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에 재도전한 결과다. 회사 주식을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 등 주요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글로벌 소형 건설장비업체인 두산밥캣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해 공모가격을 주당 3만원으로 확정했다고 7일 공시했다. 앞서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격 범위인 2만9000~3만3000원의 하단보다 1000원 비싼 가격이다. 기관투자가 배정 물량 1801만6908주(전체의 60%)의 9.81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다.

한 자산운용사 공모주투자 담당자는 “희망 공모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췄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두산밥캣은 지난달 6~7일 첫 수요예측을 했으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상장 일정을 한 달 정도 미뤘다. 희망 공모가격을 4만1000~5만원으로 실제 수요보다 높게 제시해 기관 참여가 크게 부진했던 탓이다. 이에 따라 공모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공모규모도 2조~2조4491억원에서 8708억~9909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여 다시 도전했다. 이날 확정한 공모가를 적용한 최종 공모금액은 9008억원이다.

두산밥캣은 8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배정 물량은 기관과 우리사주조합(20%) 몫을 제외한 600만5636주(전체의 20%)다. 국내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 신영증권에서 청약할 수 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두산밥캣 수요예측 성공 소식에 이날 두산 계열사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53% 오른 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엔진은 2.22% 오른 3685원으로 마감했다.

두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보유 중인 두산밥캣 주식 가운데 각각 2141억원어치와 380억원어치를 팔 예정이다. 그룹 지주회사인 두산(2.46%),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3.39%)과 두산건설(3.21%)도 상승 마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