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충해·이상기후로 오렌지 주스값 급등
오렌지 나무를 말라 죽이는 병충해가 확산되면서 선물거래시장에서 냉동 오렌지 주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냉동 오렌지 주스는 종가 기준 파운드당 2.3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55% 뛰었다.

공급 부족이 문제다. 미국 최대 오렌지 산지인 플로리다주(州)에 ‘감귤녹화병’이 퍼지면서 이 지역 오렌지 산출량이 1960년대 초 이후 최저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감귤녹화병은 곤충이 전파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오렌지와 자몽 등 감귤류 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오렌지가 열려도 제대로 자라지 못해 녹색으로 남아 있고, 맛이 써 판매할 수 없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16년 말~2017년 초의 오렌지 수확기에 플로리다에서 약 7000만상자가 출하돼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오렌지 생산국인 브라질도 오렌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9~10월 평소보다 뜨거웠던 날씨에 오렌지가 제대로 여물지 못했다. 브라질의 10월 오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감귤녹화병은 아직 치료제가 없어 공급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농산물시장 분석업체 ARA그룹의 데이비드 멜로니 회장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증유의 영역에 들어섰다”며 “단기적으로 냉동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더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