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SK증권 투자전략 담당 연구원은 2일 국내 증시의 급락에 대해 "'트럼프 리스크'가 떠오르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청산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문제가 아니라면 오히려 '비중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힐러리를 앞서고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신흥국 통화가 약세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대선 토론회 이후 강세를 보이던 멕시코 페소화가 급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중국 제품에 40%대의 관세를 부여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언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에서 자금유출이나 숏(short)포지션 헷지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최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는데도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강세는 커녕 더 약세로 가는 것에 집중했다. 자본유출이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해석이다.

그는 "만약 보험성 포지션 변화라면 외국인의 매도가 한동안 지속되겠지만, 추세적이진 않을 수 있다"면서 "10월 ISM 제조업지수의 확장세를 볼 때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연초에 트럼프 리스크 외에도 금리인상, 이탈리아 선거 등 매크로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며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올해 1월과 비슷하게 최근의 주가 하락은 '비중 확대' 기회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