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가파른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를 나타내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44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0.95%) 오른 1150.7원에 거래중이다. 장중에는 1152.3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높였다. 지난 7월 12일(장중 고점 1152.7원) 이후 넉 달만에 115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날 1146원대에서 상승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오름폭을 확대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재수사 발표 이후,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었다. ABC와 워싱턴포스트트래킹(Washington Post Tracking)에서는 트럼프가 1%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던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다만 선거인단수로 보면 259:164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변동성 확대는 점차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공포장세를 나타내는 점도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미 대선 불확실성과 함께 국내 국정 혼란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장중 1980선에서 밀려났다. 코스피지수가 198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30일(종가 기준) 1970.35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2% 넘게 급락해 61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는 점도 경계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Fed는 다음날 새벽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