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훈 딜로이트 안진 이사
정관훈 딜로이트 안진 이사
“인문학도라면 데이터 분석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 분야는 진출하기 쉽고 성공 가능성도 높습니다.”(정관훈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정보시스템 수석감리원 이사)

“ICT라는 무기를 가진 인문학도는 하이브리드 인재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을 것입니다.”(김복주 우리FIS 선임검사역)

오는 3일 건국대에서 열리는 한국경제신문 잡콘서트 ‘ICT 취업톡톡’에서 강연에 나서는 세 명의 강사 중 두 명은 인문학도 출신이다.

김복주 우리FIS 검사역
김복주 우리FIS 검사역
중문학도였던 김복주 검사역은 대학 졸업 후 학원 컴퓨터 강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는 집에 데스크톱 컴퓨터도 없던 시절이었죠. 비전공자로서 IT 분야에서 일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컴퓨터정보공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우리은행 IT 자회사인 우리FIS에서 우리은행 인터넷뱅킹 개발 업무를 담당하다 자리를 옮겨 IT정보보안 감사 업무를 맡고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정관훈 이사는 첫 직장이던 옛 동화은행(현 신한은행)에서 인생이 바뀌었다. “적성검사에서 전산직무 관련성이 조금 높게 나왔는지 정보시스템부로 발령을 받았어요. 여기서 배운 IT 개발, 기획 업무 때문에 은행이 퇴출돼도 또 다른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삼성SDS를 거쳐 현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전산감사와 데이터 분석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강석태 LG CNS 전략사업부 마케팅팀 차장도 강사로 선다. 강 차장은《아이디어 기획의 정석》저자이자 LG그룹의 대표 블로거이기도 하다.

이들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는 ICT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ICT멘토링은 대학생 멘티가 기업 실무전문가 멘토와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역량을 향상시키는 ICT 분야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2004년 이후 ICT멘토링에 참여한 멘티들의 평균 취업률은 81.7%에 달한다.

김 검사역은 “최근 IT기업 입사자들은 대부분 ICT멘토링 출신”이라며 “지금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멘티 가운데 전북 군산에서 매주 올라오는 학생도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정 이사는 “ICT멘토 사이에선 멘티들이 취업한 것이 자랑거리”라며 “멘토들의 단체 카톡방엔 자신들 회사의 알짜 취업정보가 매일 수십건씩 올라온다”고 전했다. 그 취업정보를 본 멘토들이 멘티들에게 전해주고 우수 인재는 서로 소개해주는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는 실제로 ICT멘토링에서 만난 멘티 4명을 딜로이트 안진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금융권과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이들이 진로와 취업을 고민하는 대학생들에게 주는 조언은 어떤 것일까. 정 이사는 “컴퓨터공학도에게는 시스템통합(SI) 기업에 입사하는 것은 블루오션”이라고 강조했다. “공인회계사도 IT라는 무기를 가지고 회계법인에서 일한다면 레드오션이 아니라 또 다른 영역에서 활약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시스템복구 기술자가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서 변호사 못잖게 각광받는 모습을 봤다”며 “정보화 시대에는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 아니어도 로펌과 회계법인에서 일할 기회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검사역은 IT에 관심 있는 인문계 출신을 위한 진로 조언을 들려줬다. “IT업체는 신입보다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에 중소·중견기업에서 시스템 개발, 기획을 몸으로 익힌 뒤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를 뜻하는 ‘BIC’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될 것이기에 이 분야의 기초지식과 역량을 계속 쌓는다면 주목받는 인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 차장은 “커리어는 20대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성공했다고 우쭐하지 말고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말라”며 “다만 업의 본질을 익힌다면 기술과 시대가 바뀌어도 필요한 인재로 남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ICT 취업톡톡’ 잡콘서트는 3일 건국대 법학관 102호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9시까지 열린다. 1부에서는 현직 ICT기업의 실무자가 실전 직무 노하우를 대학생에게 전수하며 2부에서는 대학생들과 궁금증을 푸는 시간이 이어진다. 참가 신청은 페이스북 한국경제신문 JOB 페이지(www.facebook.com/hkjobcoaching)에서 할 수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