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중독’된 미국 밀레니얼 세대(19~34세) 때문에 올해 세계 전체 커피 수요가 역대 최다인 900만t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커피 원두 최대 생산지이자 수출국인 브라질의 가뭄과 맞물리면서 커피 가격이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밀레니얼 세대가 미국 전체 커피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이른다. 18~24세 청년층 중에서 매일 커피를 마시는 비중은 2008년 34%에서 올해 8월 기준 48%까지 늘었다. 또 25~39세 연령층에서도 같은 기간 25%에서 39%까지 급증했다. 이 같은 수요 증가세가 40세 이상 연령층에서 줄어든 커피 수요를 만회하고도 남았다는 분석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커피 중독은 점점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고 있다. 24세 이하 연령층에서는 처음 커피를 마시는 나이가 평균 14.7세로, 25~39세 연령층의 17.1세보다 낮아졌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지인 브라질의 가뭄이 지속되면서 커피 공급량도 줄었다. 특히 인스턴트 커피 뿐 아니라 카페에서도 주로 쓰이는 로버스타 원두 생산이 급감했다. 로버스타 원두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체인에서 아라비카 원두 매입에 나서면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주 영국 런던의 ICE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전주보다 6% 오른 파운드당 1.655달러로 2015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지난 9월 말까지 1년간 세계 커피 수요는 공급량을 초과했다. 커피 원두 가격은 올해 블룸버그 상품(원자재)지수에 반영된 22개 원자재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헤지펀드들의 커피 매수 포지션도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커피 선물·옵션 순매수 계약은 지난 25일 기준 5만651건으로 1주일 새 18% 늘었다. 2008년 3월 이후 최대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