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경제지도 흔드는 '60조 PEF'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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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매물 25% 쓸어담아…투자사 고용 삼성전자 추월
수익률 상장사 평균의 4배
PEF 투자기업 매출 66조…재계 5위 롯데와 맞먹어
수익률 상장사 평균의 4배
PEF 투자기업 매출 66조…재계 5위 롯데와 맞먹어
▶마켓인사이트 10월30일 오후 4시20분
사모펀드(PEF)가 대한민국 경제계 지형도를 바꾸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기금과 보험회사 등에서 건네받은 풍부한 자금을 앞세워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기업을 쓸어담고 있다.
대기업과 자본시장의 ‘고급 두뇌’가 속속 합류하면서 인수할 기업을 고르는 ‘투자 안목’과 인수한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경영 노하우’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PEF가 재계에서 삼성, 현대자동차에 버금가는 힘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30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내에서 매각된 129개 기업 중 32개가 PEF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M&A시장에서 PEF가 차지하는 비중(인수)은 24.8%로 사상 최고 수준이던 지난해(15.9%·189건 중 30건)보다 8.9%포인트 상승했다. 매물로 나온 기업 네 개 중 한 개꼴로 PEF가 인수한 셈이다.
진출 업종도 △커피점(IMM PE의 할리스F&B 인수) △상조회사(VIG파트너스의 좋은상조 인수) △웹툰(IMM PE의 레진코믹스 지분 투자) △결혼식장(유니슨캐피탈의 아펠가모 인수) △시멘트(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인수) △기계(MBK파트너스의 두산공작기계 인수) △유통(MBK의 홈플러스 인수) 등 다양해지고 있다.
또 MBK 한앤컴퍼니 등 운용자산 기준 국내 10대 PEF 운용사가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한 142개 기업의 총매출(2015년 말 기준)은 66조2190억원으로, 2004년 국내에 PEF가 도입된 지 12년 만에 재계 5위 롯데그룹(68조283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고용 인원은 11만6451명으로 삼성전자(국내 9만6898명)를 웃돈다.
PEF의 초고속 성장 배경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있다. 연기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PEF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 덕분에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대체투자(PEF 등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8.98%로 국내 주식(1.67%)이나 국내 채권(4.29%) 투자를 압도했다. 그 덕분에 국내 PEF들이 투자자로부터 위탁받은 운용자산은 2011년 7월 31조원에서 지난 6월 말 60조원으로 5년 만에 두 배가 됐다.
PEF가 투자한 기업의 실적도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매출(1639조원)이 3년 전인 2012년(1776조원)보다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95조원에서 102조원으로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10대 PEF 운용사가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한 14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PEF 인수 직전 연도에 45조1426억원이던 매출은 평균 3년7개월의 보유기간을 거쳐 매각한 해(현재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작년 말 기준)에는 56조8571억원으로 26%가량 늘었다.
영업이익도 3조2925억원에서 4조2186억원으로 28% 증가해 상장사 평균의 네 배에 달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과거 PEF는 ‘먹튀 자본’이란 비난을 받곤 했지만 지금은 명확한 전략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인수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자본시장과 실물시장의 건강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좌동욱/오상헌 기자 leftking@hankyung.com
사모펀드(PEF)가 대한민국 경제계 지형도를 바꾸는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기금과 보험회사 등에서 건네받은 풍부한 자금을 앞세워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기업을 쓸어담고 있다.
대기업과 자본시장의 ‘고급 두뇌’가 속속 합류하면서 인수할 기업을 고르는 ‘투자 안목’과 인수한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경영 노하우’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PEF가 재계에서 삼성, 현대자동차에 버금가는 힘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30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내에서 매각된 129개 기업 중 32개가 PEF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M&A시장에서 PEF가 차지하는 비중(인수)은 24.8%로 사상 최고 수준이던 지난해(15.9%·189건 중 30건)보다 8.9%포인트 상승했다. 매물로 나온 기업 네 개 중 한 개꼴로 PEF가 인수한 셈이다.
진출 업종도 △커피점(IMM PE의 할리스F&B 인수) △상조회사(VIG파트너스의 좋은상조 인수) △웹툰(IMM PE의 레진코믹스 지분 투자) △결혼식장(유니슨캐피탈의 아펠가모 인수) △시멘트(한앤컴퍼니의 쌍용양회 인수) △기계(MBK파트너스의 두산공작기계 인수) △유통(MBK의 홈플러스 인수) 등 다양해지고 있다.
또 MBK 한앤컴퍼니 등 운용자산 기준 국내 10대 PEF 운용사가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한 142개 기업의 총매출(2015년 말 기준)은 66조2190억원으로, 2004년 국내에 PEF가 도입된 지 12년 만에 재계 5위 롯데그룹(68조283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고용 인원은 11만6451명으로 삼성전자(국내 9만6898명)를 웃돈다.
PEF의 초고속 성장 배경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있다. 연기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PEF에 대한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린 덕분에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대체투자(PEF 등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8.98%로 국내 주식(1.67%)이나 국내 채권(4.29%) 투자를 압도했다. 그 덕분에 국내 PEF들이 투자자로부터 위탁받은 운용자산은 2011년 7월 31조원에서 지난 6월 말 60조원으로 5년 만에 두 배가 됐다.
PEF가 투자한 기업의 실적도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매출(1639조원)이 3년 전인 2012년(1776조원)보다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은 95조원에서 102조원으로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10대 PEF 운용사가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한 14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PEF 인수 직전 연도에 45조1426억원이던 매출은 평균 3년7개월의 보유기간을 거쳐 매각한 해(현재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작년 말 기준)에는 56조8571억원으로 26%가량 늘었다.
영업이익도 3조2925억원에서 4조2186억원으로 28% 증가해 상장사 평균의 네 배에 달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과거 PEF는 ‘먹튀 자본’이란 비난을 받곤 했지만 지금은 명확한 전략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인수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자본시장과 실물시장의 건강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좌동욱/오상헌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