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주요 외신들이 최순실 씨 국정개입 의혹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각국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진상규 명을 촉구한 29일 대규모 집회도 잇따라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1면과 국제면에 주요 기사로 이번 사태를 보도하고 있다. NHK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 쇄신 등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하지만 지지율이 사상 최저인 14%로 떨어지는 등 비판이 커 혼란이 수습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도통신도 주최 측 발표 2만 명 이상의 항의 집회가 있었다며 "청와대도 수사 대상이 되는 이례적 사태로, 박근혜 정권은 중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1면과 국제면을 할애해 최순실 게이트 기사를 실었고, 아사히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등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촛불을 든 시민들이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박근혜 퇴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며 "경찰 추산 1만 2000명이 모여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AP통신은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압박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며 "교복입은 10대와 대학생, 어린아이를 데려온 중년 부부 등 다양한 시민이 집회를 함께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집회 현장 사진과 내용을 상세히 전했고, UPI, dpa통신 등도 집회 소식을 즉각 알렸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샤머니즘적 숭배가 연관된 스캔들 소용돌이가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스캔들이 "수천만 달러의 돈과 국정개입 혐의뿐 아니라 '샤머니즘 예언자' 승마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고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는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의 본국 보고 사실을 거론하며 "비선 실세 루머와 족벌주의, 부정 이득 등이 포함된 드라마틱한 전개의 스캔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신령스러운 관계를 짚은 보도를 보고 많은 한국 국민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 며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경제가 조선·철강업 불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인 불안정성이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28일 전했다.
신화통신, 환구망, 인민망 등 중국 언론들도 박대통령 퇴진과 진상규명 요구 집회, 검찰의 청와대 비서진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각 대학의 시국 선언 등을 30일 보도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9일자 기사에서 이번 사태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국 민중들이 사드 배치가 박 대통령 자신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도 확인할 길이 없게 됐다. 사드 배치는 확실히 일정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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