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자석교구 맥포머스 인수하자마자 원자재값 폭등
위기에도 제품 생산 고집
매출 80%가 맥포머스…유럽 등 60개국서 승승장구
당시 맥포머스의 주재료인 네오디뮴 자석에 사용되는 희토류 가격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가격이 상당 기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보고서도 잇따라 나왔다. 선택의 기로에서 박 대표는 사업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몇 년간 버틸 수만 있다면 글로벌 사업 품목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채산성 악화에도 ‘신뢰’ 택해
맥포머스는 한국짐보리 매출의 80%를 책임지는 효자상품이 됐지만 사업 인수 초기만 해도 산통이 상당했다. 맥포머스를 인수하자마자 희토류 가격이 3~4개월 만에 750%까지 치솟았다.
박 대표는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다. 희토류 가격이 200% 가까이 올랐을 때 그동안 확보해둔 물량을 되팔자는 얘기가 회사 내부에서 나왔다. 원재료값 급등으로 채산성이 없는 사업을 계속하다간 회사가 거덜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하지만 갓 물꼬를 튼 GS홈쇼핑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없었다. 맥포머스를 찾는 국내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흘려들을 수 없었다.
맥포머스는 각종 도형 형태의 평면 블록을 연결해 입체 모형을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이다. 일반 자석보다 18배 강한 네오디뮴 자석을 이용해 견고히 맞물리게 한 것이 맥포머스만의 특징이다. 어린이들의 공간 인지능력과 수학능력 향상에 도움을 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만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만 500억원 수출
한국짐보리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수출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약 60%에 이른다. 한국짐보리는 2013년 ‘5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그동안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만 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한국짐보리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60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조만간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수출하는 곳마다 현지 반응이 뜨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영국에서는 최근 ‘메이드포멈스 토이어워드’ 조립장난감 분야 은상을 받았다.
박 대표는 “장난감 업계에서 한국은 신제품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통한다”며 “한국에서 통하는 장난감이라면 자신감을 갖고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엄마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면 세계 시장 공략은 오히려 수월하다”며 “출산율 저하로 내수 완구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