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대기업 첫 여성 CEO
한성숙 새 대표는…
컴퓨터잡지 기자로 시작…웹툰·웹소설 수익화 성과
의장직 내려놓은 이해진
해외서 '제2 라인' 발굴…김상헌 대표는 경영자문

네이버 대표로 내정된 한성숙 부사장(사진)은 국내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관련 업계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로 꼽힌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대주주 일가가 아니라 순수 전문경영인으로서 여성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첫 사례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20일 기준 시총(27조8205억원) 6위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네이버 서비스 총괄 업무를 맡은 그는 동영상 등 모바일에 적합한 콘텐츠 서비스를 발굴하고, ‘라이브 검색’(실시간 개인 맞춤형 검색) 등 검색 서비스 강화에 주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꼼꼼한 성격에다 추진력까지 갖춰 회사 안팎에서 신망이 높다”며 “실무에 밝은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제2의 라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의장직을 내놓기로 했다. 네이버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 의장은 지난달 30일 프랑스계 벤처캐피털(VC)인 코렐리아캐피털과 함께 총 1억유로(약 1234억원) 규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 펀드인 ‘K펀드1’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 의장은 당시 “내가 잘할 수 있고 회사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해외시장에 나가서 앞으로 후배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디딤돌이 되는 것”이라며 “유럽이나 북미 등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지금도 유럽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하는 김상헌 대표는 2009년 4월 네이버 사령탑을 맡아 8년간 네이버의 모바일 변신과 글로벌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정주 넥슨 회장의 뇌물 수수 사건에 연루되면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비록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름이 자주 거론된 것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는 게 회사 안팎의 전언이다. 김 대표는 퇴임 후 경영 자문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