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가 들어간 초코파이(초코파이 말차), 시나몬 시럽이 들어간 껌(스파우트 껌).

한국에서 보기 힘든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업체들이 해외 소비자 취향에 맞춰 내놓은 제품이라는 것이다. 각국의 문화적 특성 등을 고려해 만든 제품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며 회사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8월 중국에서 초코파이 말차를 출시했다. 말차는 찻잎을 곱게 갈아 가루를 내 물에 타 마시는 차다. 중국 일본 등에서 즐겨 마신다. 중국 파이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초코파이에 현지인에게 익숙한 말차가 더해진 초코파이 말차를 내놓자 20대 여성 소비자들이 사 먹기 시작했다. 출시 한 달 만에 매출이 기존 초코파이의 50%에 달할 정도로 뛰었다. 판매 2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6000만개를 돌파했다. 매출은 110억원에 달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이번달 한국에서 선보인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말차도 일본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의 스파우트 껌은 씹으면 시나몬, 허브, 과일 향 등의 시럽이 터져나오는 제품이다. 중동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중동지역의 블록타입(정육면체모양) 껌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다. 사막기후에 늘 입안이 건조한 중동 사람들의 취향을 겨냥한 것이 주효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중동지역으로 수출을 시작한 지 38년째로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이 700만달러(약 78억9000만원)에 달하고 올해는 그보다 10%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제품이 외국에서는 히트상품이 되는 경우도 있다. 빙그레의 꽃게랑은 감자스낵이 주를 이루던 러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해산물을 귀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러시아인의 특성에 딱 맞았다. 러시아 경제가 침체되기 전인 2013년까지 꽃게랑의 러시아 매출은 한국보다 높았다. 빙그레는 새우와 오징어 스낵을 수출전용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농심의 야채라면도 비슷한 사례. 국내에서는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동남아, 유럽 등에서는 순라면이란 이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에 이어 농심의 수출품목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