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트럼프 "여론조작"
막판 '진흙탕 싸움' 예고
트럼프는 18일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유세에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더 이상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10개의 여론조사 중 1~2개가 나한테 나쁜 것이면 그들(언론)은 그 나쁜 결과만 부각해 보여준다”며 “설사 지금 여론조사에서 우리가 잘하는 것으로 나오더라도 나는 믿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이어 “이번 선거는 또 다른 브렉시트가 될 것”이라며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영국의 국민투표에서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이 난 것처럼 미국 대선에서도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클린턴을 꺾고 승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3차 TV토론에서 선거조작론과 함께 미 국무부의 클린턴 이메일 보안등급 거래 시도를 새 쟁점으로 부각시켜 클린턴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패트릭 케네디 국무부 차관은 지난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인사와 접촉해 2012년 리비아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 테러사건과 관련한 클린턴의 이메일을 ‘기밀’에서 빼주면 “주재가 금지된 국가에도 FBI 요원이 나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래를 시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FBI가 17일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수사문건 100여건을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자문역인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NI) 국장은 “FBI 수사 문서는 클린턴이 이메일 스캔들을 무마하기 위해 FBI, 법무부, 국무부와 결탁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라며 공세를 예고했다.
클린턴은 TV토론에서 트럼프의 공세에 차분히 대응하고 남은 기간 승세를 굳히기 위해 애리조나, 미주리, 인디애나 등 공화당이 우세를 보이는 경합지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로비 무크는 “클린턴 후보가 이달 들어 공화당 우세 경합지에서도 상당한 지지율 상승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회 이후 각종 악재가 터지면서 18일 현재 클린턴에게 6.9%포인트 차(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 기준)로 지지율이 밀리고 있다. 이날 공개된 워싱턴포스트와 서베이몽키 여론조사(10월8~16일 시행)에서 클린턴은 15개 경합주 가운데 9개주에서 앞서며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매직넘버’는 270명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