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TK 지지율 회복을 겨냥한 정치행보" 주장도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경북산학융합지구와 스마트공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어 도레이첨단소재의 4공장 기공식 참석하고 새마을중앙시장을 찾아 이곳에서 상인들과 도시락으로 오찬을 함께 했다. 오전에 3~4개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엔 영주로 이동, 대표적인 관광지인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찾았다. 하루 종일 TK에서 머문 셈이다.
박 대통령이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찾은 것은 취임 후 두 번째이자 지난 2014년 12월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지진 피해를 입은 경북 경주를 방문했고, 지난달 29일에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계기로 포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았다. 잦은 TK행보 속에서 이날 또 다시 구미와 영주를 방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야당의 지속적인 미르·K스포츠 재단및 최순실 의혹 제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 등으로 인해 취임후 최저치(갤럽조사 26%)로 떨어졌다. 특히 텃밭인 TK마저도 최근 4주간 지지율이 35∼44%로 횡보하는 등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에서도 이탈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20일만에 다시 TK 지역을 방문한 것을 놓고 ‘텃밭’을 결속하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일정은 순수한 경제활성화 행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미 방문은 원래 지난 8월께로 잡혀 있었지만 북핵과 사드(THAAD·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안보 문제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 참모는 “대통령 일정은 하루 이틀 전에 정해지지 않는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이번 행보는 최근 공장 이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미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 기업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설명과는 무관하게, 박 대통령의 TK지역 방문은 동남권 신공항과 사드 배치, 지진등의 잇따른 악재로 동요하는 지역 민심을 직접 다독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