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인기화가 윤병락 씨 19~31일 노화랑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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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사과…"시각·촉각·미각 아울렀죠"
"한경의 생생한 정보로 사과 감싸 사실감 더 높여"
"한경의 생생한 정보로 사과 감싸 사실감 더 높여"
구약성서의 아담과 이브, 뉴턴의 만유인력, 폴 세잔의 정물화,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 등에 등장하는 사과는 인류와 친숙한 과일이다. 서양화가 윤병락 씨(48)에게도 사과는 작업에 상상력을 제공하는 원천 모티브다. 2007년부터 사과 그림에 매진해 온 그의 작품은 진홍빛 색감이 화면 깊숙이 끼어들고 정적과 평안, 고요를 마음껏 발산한다. ‘사과보다 더 사과’처럼 보여 ‘눈에 보이는 것이 곧 사실’이라는 믿음마저 흔들어 놓는다.
윤씨가 오는 19~31일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극사실적 기법과 사과 상자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사과를 훨씬 입체적으로 그려낸 신작 20여점을 내보인다. 결실의 계절에 느끼는 포만과 행복의 나래를 활짝 펼쳐 보이는 작품들이다. 계절의 감성을 터치한 작품이어서 전시 주제와 작품 제목 모두 ‘가을 향기’로 붙였다.
정밀 묘사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의 사과 그림에는 현대인의 현실과 욕망, 모방 본능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1970년대 말 미국 하이퍼리얼리즘을 흡수해 독창적인 극사실 화법의 경지를 일군 윤씨는 “사과 그림은 디지털 시대 현대인들의 무한한 욕구와 본능을 자극한 것이지 그저 먹음직스러운 사과 정물과는 다르다”고 했다. 단순히 사물을 모방한 게 아니라 사과라는 ‘기호’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재현해 냈다는 얘기다.
그는 “사과는 삭막한 현실에 풀이나 강력접착제로 정성껏 붙이고 싶은 꿈속의 벽지 같은 모양”이라며 “그 벽지가 바로 내 그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작업 과정도 색다르다. 캔버스가 아니라 합판 위에 한지를 몇 번 바르고 그 위에 유화물감으로 붓질을 한다. 그림이 걸린 공간까지 작품 소재로 활용한다는 생각에 아예 액자도 없앴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일루전으로 다가오는 요인이다.
그림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그의 작품엔 한국경제신문이 빠지지 않는다. 사과를 감싸고 있는 신문지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흐름이 오버랩되면서 정보의 신성함을 전해준다. “신문은 시사 정보는 물론이고 현실을 반영한 매체입니다. 특히 한국경제신문은 정확하고 비전을 보여주는 기사가 많아 작품에 자주 활용합니다.”
그는 “작업실에서 편하게 있는 것처럼 보여도 작품을 예정된 시간에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채 산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세밀하게, 단계적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품과 시간이 많이 든다. 100호(130×160㎝) 크기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린다.
그래도 윤씨는 “사과는 우리를 담는 또 하나의 그릇”이라며 “현실에 부대끼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촉각, 미각, 후각을 건네줘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윤씨가 오는 19~31일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극사실적 기법과 사과 상자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사과를 훨씬 입체적으로 그려낸 신작 20여점을 내보인다. 결실의 계절에 느끼는 포만과 행복의 나래를 활짝 펼쳐 보이는 작품들이다. 계절의 감성을 터치한 작품이어서 전시 주제와 작품 제목 모두 ‘가을 향기’로 붙였다.
정밀 묘사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의 사과 그림에는 현대인의 현실과 욕망, 모방 본능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1970년대 말 미국 하이퍼리얼리즘을 흡수해 독창적인 극사실 화법의 경지를 일군 윤씨는 “사과 그림은 디지털 시대 현대인들의 무한한 욕구와 본능을 자극한 것이지 그저 먹음직스러운 사과 정물과는 다르다”고 했다. 단순히 사물을 모방한 게 아니라 사과라는 ‘기호’를 통해 다양한 의미를 재현해 냈다는 얘기다.
그는 “사과는 삭막한 현실에 풀이나 강력접착제로 정성껏 붙이고 싶은 꿈속의 벽지 같은 모양”이라며 “그 벽지가 바로 내 그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작업 과정도 색다르다. 캔버스가 아니라 합판 위에 한지를 몇 번 바르고 그 위에 유화물감으로 붓질을 한다. 그림이 걸린 공간까지 작품 소재로 활용한다는 생각에 아예 액자도 없앴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일루전으로 다가오는 요인이다.
그림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그의 작품엔 한국경제신문이 빠지지 않는다. 사과를 감싸고 있는 신문지는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흐름이 오버랩되면서 정보의 신성함을 전해준다. “신문은 시사 정보는 물론이고 현실을 반영한 매체입니다. 특히 한국경제신문은 정확하고 비전을 보여주는 기사가 많아 작품에 자주 활용합니다.”
그는 “작업실에서 편하게 있는 것처럼 보여도 작품을 예정된 시간에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채 산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세밀하게, 단계적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품과 시간이 많이 든다. 100호(130×160㎝) 크기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꼬박 한 달이 걸린다.
그래도 윤씨는 “사과는 우리를 담는 또 하나의 그릇”이라며 “현실에 부대끼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촉각, 미각, 후각을 건네줘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