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권력서열 1위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이 끝내 공화당이 지명한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버렸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라이언 의장은 이날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지금도 앞으로도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면서 “남은 기간 하원의 다수당을 지키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현재 여성·인종·종교차별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때문에 하원 선거도 위험해졌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화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와 함께 유세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라이언 의장은 지난 주말 자신의 지역구에서 트럼프와 함께 공동유세를 할 예정이었으나,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7일 천하고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 유혹 경험을 자랑하는 트럼프의 11년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폭로한 직후 그의 초청 계획을 전격으로 취소했다.

라이언 의장은 앞서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대해 "오늘 들은 말에 구역질이 난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가 이 상황을 진지하게 대처하고, 여성에 대한 더 큰 존중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라이언 의장은 그동안 트럼프가 히스패닉이나 무슬림을 겨냥한 차별 발언을 할 때마다 "미국의 가치에 맞지 않고 공화당의 원칙과도 배치된다"며 트럼프를 지속해서 비판해 왔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