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영국 파운드화 굴욕…'브렉시트 저주' 첫 신호인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EU탈퇴 협상 최소 2년 이상 소요
    '하드'보다 '소프트 시나리오' 될 듯
    제2의 리먼 사태 악화 가능성 희박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영국 파운드화 굴욕…'브렉시트 저주' 첫 신호인가
    마침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첫 일정이 나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내년 3월 말 이전까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탈퇴협상 요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국 탈퇴규정인 리스본협약 50조에 따르면 탈퇴를 희망하는 회원국 요청이 먼저 있어야 탈퇴협상을 할 수 있다.

    EU 탈퇴는 험난한 길이다. 회원국이 가입 때처럼 탈퇴규정을 엄격하게 정해 놓지 않아 검토해야 할 사안만 해도 8만 장에 달한다. 탈퇴한 회원국이 없어 탈퇴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한 사례도 없다. 영국이 실제로 EU를 떠나는 데에는 최소한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영국 파운드화 굴욕…'브렉시트 저주' 첫 신호인가
    중요한 것은 영국이 어떤 형태로 탈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브렉시트는 탈퇴 이후 영국과 EU 간 관계 설정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영원히 결별하는 ‘하드 시나리오’, 다른 하나는 탈퇴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EU와 관계를 계속해 나가는 ‘소프트 시나리오’다.

    전자는 영국과 EU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영국은 성장률, 1인당 국민소득, 세수 등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의 유럽’이라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100년 이상 노력해온 EU도 일부 회원국의 탈퇴동조 움직임과 분리 독립운동 등을 감안하면 최대 시련을 맞을 수 있다.

    국민투표에서 결정되긴 했지만 브렉시트 협상은 엄연히 경제 외교다. 영국은 탈퇴요구 이후 진행될 협상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을 지키거나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길을 선택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EU도 내부적인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만큼 ‘제3의 방안’ 검토를 신속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과 다른 회원국 처지를 감안하면 제3의 방안으로 채택 가능성이 높은 것은 ‘B-EU(Britain+EU)’다. ‘B-EU’는 외형상으로 영국을 EU에 잔존시키면서 난민·테러 등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해결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때 회원국은 EU의 구속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국이 당면한 현안을 풀어갈 수 있어 ‘완전 탈퇴’보다 현실적이다.

    ‘하드 시나리오’냐 ‘소프트 시나리오’냐에 앞서 브렉시트 파장을 점검할 때 잘못된 선입견부터 짚어봐야 한다. 과연 EU가 최선책이냐 하는 점이다. 최선책이 아니라면 브렉시트 파장이 과대 해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U는 난민, 테러 등에 무기력증을 보임에 따라 브렉시트가 확정되는 계기가 됐다. 오히려 회원국이 EU의 공동규제 구속과 분담금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경우 경제가 더 나아질 소지도 많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브렉시트 협상이 실제로 시작되는 데 따른 ‘심리적인 부담’과 네트워킹에 의한 ‘전염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첫 신호로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후 3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파운드화의 굴욕’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단기 충격이 얼마나 지속되고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는 영국 국민의 대규모 예금인출로 뱅크런이 발생하면 증거금 부족현상인 ‘마진 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때 영국 이외 국가에 투자한 자산을 회수하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제2의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유동성 확보에 최우선순위를 둬 통화정책을 운용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인상도 지연되고 있다. 마진 콜이 디레버리지로 악화돼 제2의 리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나라는 일본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안전자산의 선호경향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달러당 100엔이 붕괴했다. 엔화 강세가 재연되면 ‘엔고 저주(경기 침체→엔화 강세→수출부진→경기 재침체)’라는 일본 경제의 고질병이 다시 도져 아베 정부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는 영국 금융사의 마진 콜에 따른 디레버리지가 발생하지 않는 한 외국자금의 대규모 이탈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일부 증권사가 국내에 들어온 영국계 자금이 이탈하는 과정에서 코스피지수 1800선이 붕괴하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 이상으로 급등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인 것은 지나친 비관론이다. 전형적인 ‘미네르바 증후군’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日 먹방 유튜버, 핫도그 먹뱉하다 딱 걸렸네…구독자들 "배신감"

      구독자 85만의 먹방 유튜버가 먹방 도중 음식을 뱉는 장면이 노출돼 논란을 일으켰다.논란의 주인공은 일본인 먹방 유튜버 '토기모치'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과 일본 등 여러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그는 지난 21일 올린 영상에서 음식을 뱉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당시 토기모치는 핫도그 5개와 콜라 먹방을 시작했고, 네 번째 핫도그를 먹다가 중간 삼키지 않고 뱉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 직후 삭제됐지만, 영상 캡처본과 클립 등이 엑스(X, 옛 트위터)와 일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현재 토기모치의 유튜브 채널 'Togimochi Koreaとぎもち 토기모치'에는 뱉는 장면이 편집된 동영상이 업로드돼있다.토기모치의 실수(?)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일본 네티즌들은 "배신감 든다", "수년간 믿고 봤는데 충격이다", "먹방이 아니라 연기였던 것이냐", "지금까지 영상도 다 그랬던 거 아니냐"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특히, 일부 네티즌은 "삼키는 장면이 전부 편집돼있다. 삼키는 게 안 나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먹방 콘텐츠가 '실제로 먹는 행위'를 전제로 구독자의 사랑을 받는 만큼 이번 사안을 쉽게 넘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점쳐지지만, 현재까지 토기모치 측의 공식 해명은 없는 상태다.다만, 일각에서는 고열량·대용량 음식 촬영 특성상 컨디션 조절을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토기모치 유튜브 채널에 편집된 영상에는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 "피곤해 보인다", "무리하지 마라"는 댓글도 다수 존재한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2. 2

      '세계 최고' 내세우던 중국의 굴욕…"불안해서 못 쓰겠다"

      중국 국유 중국상용항공기공사(코맥·COMAC)의 올해 주력 여객기(C919 기종) 판매량이 연초 목표의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에 맞먹는 ‘여객기 시장 빅3’를 노리고 있지만 현실은 딴판인 것이다. 중국이 거의 모든 제조업에서 세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지만 유독 ‘항공 굴기’(우뚝 일어섬)는 지지부진하다. 주요 부품을 미국 기업 등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중 갈등 여파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데다 ‘중국산 여객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인도 목표 미달25일 항공 컨설팅 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코맥은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C919 항공기를 13대 인도했다. 이는 지난해 인도 물량과 같은 수준이다. 코맥은 당초 올해 C919를 75대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이를 25대로 낮췄는데 이마저도 맞추지 못한 것이다. 중국 3대 국적 항공사인 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이 C919를 총 32대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이들이 넘겨받은 여객기는 12대에 그쳤다.코맥은 올해 3월 C919를 포함한 전체 항공기 생산량을 내년 100대로 늘리고 2027~2028년에는 연간 150대, 2029년부터는 연 200대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주주에게 440억위안(약 9조1000억원)의 자본을 수혈받았다. 하지만 C919 외에 소형 항공기 C909까지 합쳐도 올해 인도량은 50대 안팎으로 작년 수준(C919 13대, C909 32대)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것이다.◇ 핵심 부품, 외국산에 의존중국은 에어버스와 보잉이 양분해온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중국판 보잉&rs

    3. 3

      "권익 보호하라" 배달 노동자 시위 달래기 나선 中 당국

      중국 '유연 고용 노동자'들이 권익 보호를 주장하며 거리로 나서자 중국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현재시각) 싱가포르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사건은 한 배달 노동자가 아파트 단지 경비로부터 자전거를 타고는 들어갈 수 없고 자전거를 끌거나 도보로만 배달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단지 경비원과 충돌했다. 현장에서는 누군가 그를 향해 "당신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수의 배달원이 단체로 현장에 모여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다. 배달 플랫폼은 해당 지역의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시위는 22일 밤부터 23일 아침까지 이어졌으며 경찰이 이를 해산시켰다.지난해 8월에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이 대학생 음식 배달 노동자를 무릎 꿇린 것에 분개한 동료 배달 노동자 수백명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배달 노동자 등 유연 고용 노동자들의 권익 문제가 논란이 되자 정부가 나섰다. 전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한 '유연 고용 및 신(新)고용 형태 노동자 권익 보장 업무 상황에 관한 보고'에서 "신고용 형태 노동자 권익 보장 방법을 조속히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중국이 이처럼 유연 고용 노동자들의 권익 개선에 나선 것은 이들이 받는 제도적 차별이 사회 불안 요인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한편, 중국에서는 안정적 일자리가 줄어들고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유연 고용 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