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관광산업 살리기' 정부가 나섰다
지난 9월12일 일어난 지진 이후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경주 지역의 관광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와 컨벤션업계가 적극 나섰다.

5일 경상북도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7일과 8일 직원 워크숍을 경주 대명콘도에서 하기로 했다. 소방공무원 500여명이 참가해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소방공무원 야구대회도 당초 취소나 다른 지역 개최를 검토했으나 중앙소방본부가 경주 관광 경기 회복을 위해 경주와 포항에서 대회를 열고 숙박도 가능한 한 경주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450명이 참가하는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담당자 세미나, 300여명이 참가하는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음악대전도 각각 오는 21일과 29일 경주에서 열린다.

이처럼 경주에서 정부와 정부 산하기관 컨벤션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것은 경상북도가 청와대와 정부 등에 정부기관 행사의 경주 개최를 적극 건의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김장주 경상북도 행정부지사는 “청와대가 경주 지역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정부와 산하기관에 신속히 협조를 요청해 경주 관광 및 행사의 기피 현상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경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라는 상징성이 커 각종 정부회의의 경주 개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컨벤션 주최자와 학계 등도 잇달아 경주 행사 개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영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세계한글작가대회 관계자들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인류가 고통받고 어려운 곳에 문학이 있어야 한다’며 행사를 취소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했다”며 “정부와 기관들이 적극 나서고 있어 센터 운영에 힘이 된다”고 말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는 5일 세계유산도시기구 아시아·태평양총회가 예정대로 개막해 7일까지 열린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10월과 11월 20여건의 정부 행사와 세미나 등이 예약을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윤승현 한국컨벤션학회장은 “미국 9·11 테러 이후에도 모임이나 회합을 기피하던 분위기를 가장 먼저 깬 것이 바로 컨벤션업계”라며 “컨벤션 관련 학회에 제안해 각종 학술대회를 경주에서 많이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원 경상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지금 경주의 상황은 행사를 취소하고 관광을 오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컨벤션업계가 앞장선다면 경주 관광 경기가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진 이후 9월 한 달간 경주 관광객은 57만명으로 작년 9월(107만명)보다 47% 감소했다. 경상북도 관광과 관계자는 “수학여행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가족 단위 관광은 지난 주말부터 점차 회복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