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초TV 화면(위)과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GS25 25초TV 화면(아래)
72초TV 화면(위)과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GS25 25초TV 화면(아래)
편의점 GS25가 동영상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72초TV’의 콘텐츠를 무단 표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되는 것은 GS25가 지난달 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와인 신제품 ‘넘버나인 크로이쳐’를 소개하는 영상이다. GS25 광고기획자가 “73초TV를 패러디해 25초TV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라는 대사로 시작한다. 72초TV의 시작 화면에서 숫자와 배경색만 바꾼 25초TV의 시작 화면(사진)이다. 이어 편의점에서 와인을 사고 여자친구와 함께 나들이 가는 장면이 대사라기보다 랩에 가까운 ‘속사포 내레이션’으로 재미있는 상황을 전달하는 72초TV 특유의 방식으로 이어진다.

GS25는 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72초TV와 협의하지 않았다. 성지환 72초TV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놓고 대사와 디자인을 베끼는 것은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며 “소송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올렸다. 이 영상을 본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72초TV가 인기를 끌면서 대학생이 프레젠테이션용으로 패러디한 적은 있었지만 대기업이 대놓고 표절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GS25 측은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일종의 패러디였다”며 “72초TV 측과 만나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72초TV는 2분 안팎의 드라마 ‘72초’를 통해 ‘흔한 남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콘텐츠업체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네이버 TV캐스트 기준 회당 100만~2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