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린 대표 "韓 패션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싶어요"
한류는 더이상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에만 국한되지 않게 됐다. 스타들을 중심으로 'K 패션'이 주목받으면서 동대문 역시 한류 패션문화의 대표지역으로 집중 조명되고 있다.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동대문 쇼룸 '차오름'. 서울산업진흥원(SBA)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아이디어와 역량이 뛰어난 중소 패션브랜드, 신진 예비창업 디자이너들을 육성해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차오름이 주목하는 패션 브랜드의 수장들을 만나봤다. 당신이 앞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편집자주>
'HECK(헥)'은 영어를 사용하는 어린 친구들이 사용하는 비속어 중 하나다. '젠장' 혹은 '제기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남 대표는 "요즘 '핵꿀잼'이라는 단어도 쓰잖아요. 재미있는 단어를 생각하다가 귀엽고 청키한 이미지가 있어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남 대표는 '재미있는 옷'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중학교 시절부터 함께 감성을 공유했던 장해인 디자이너와 지난 3월 '헥'을 론칭했다. 대표 제품 중에는 유도복 원단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정말 힘들게 구했어요. 원단 시장에도 따로 팔지 않거든요. 완제품으로 스포츠상가에서 도매로만 팔던 것을 발품팔아 찾아냈죠. 공장에서도 바로 제작해주지 않아요. 어렵거든요. 전화해서 조르기까지 했다니까요.(웃음)"
결국 유도복에 유연제를 더해 일상생활에서도 부드럽게 입을 수 있는 이 유니크한 옷이 탄생했다. 남 대표는 "요즘 스트릿 브랜드를 보면 반팔, 후드, 맨투맨 등 정형화된 라인들이 주를 이루죠. 장해인 디자이너와 '다른 것 좀 해보자'하면서 제작하게 됐어요."
업계에서 잔뼈가 굵지만 어려운 점은 분명 있었다. "3월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적정 수준으로 가격을 측정했다고 생각해요. 론칭 하고보니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반응이 빨랐어요. 도매가에 판매를 해야 하는데 중국과 같은 경우 판매가의 40%정도를 낮춰서 해야 하더라고요. 수수료도 부담스러웠죠."
이같은 고민을 해소한 곳은 바로 '차오름'이다. 차오름은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운영하는 공공 쇼룸이다. 견본품을 전시해 바이어에게 상품을 보여준 후 상담을 통해 계약 및 오더를 진행하는 B2B 방식으로 운영된다.
'헥'은 FW시즌에 맞춰 무스탕을 준비하고 있다. 로브가운 스타일의 코트같은 무스탕이라고 한다. "사실 옷으로 못 만드는 것은 없어요. 안 팔릴까봐 못 만드는거지. 유니크한 감성을 제대로 담아 업계에 재미를 줄 생각이예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특성이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빨리 식어버리죠. '헥'을 통해 재미있게 입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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