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전동휠체어 개발한 장애인 교수, 세계 첫 사이보그 대회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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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용 로봇기술 겨루는 '사이배슬론' 국제대회
스위스서 8일부터 열려
김종배 연세대 교수팀 등 한국서 3개 팀 참가
스위스서 8일부터 열려
김종배 연세대 교수팀 등 한국서 3개 팀 참가
“다리를 못 쓰는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불편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입니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주변 도움을 받지 않으면 홀로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어요.”
김종배 연세대 보건과학대 작업치료학과 교수(사진)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조금 특별한 전동휠체어를 최근 개발했다. 이 휠체어는 평지에선 바퀴만으로 달리다 계단을 만나면 뒷바퀴 쪽에서 캐터필러(무한궤도)가 펴진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만 궤도로 오르내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는 대학 시절 등산을 좋아하고 공부도 잘하던 활달한 학생이었다. KAIST 대학원에 진학한 그에게 1985년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왔다. 친구의 옥탑방 계단을 내려오다 3m 높이에서 머리부터 떨어졌다. 목뼈 다섯 번째 경추를 다쳐 가슴 아래가 마비됐다. 사고 후 한동안 충격에 빠진 그는 장애인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며 조금씩 자신을 추슬렀다. 그리고 재활공학을 배우러 나이 마흔에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재활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학교 측 임용 제의를 뿌리치고 귀국했다. 국립재활원에서 재활 보조 연구를 하다가 2014년 모교인 연세대 교수로 임용됐다.
김 교수는 귀국 후 장애인이 신체 불편을 극복하고 사회 참여를 늘리는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벤처기업 인에이블과 함께 개발한 이 전동휠체어도 20년 넘게 전동휠체어를 탄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발명품이다. 캐터필러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전동휠체어는 이미 해외에서 개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평지에선 속도도 느리고 무거워 사용에 한계가 있다. 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는 8일부터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사이배슬론 2016’에 출전한다.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인 사이배슬론은 장애인 보조 로봇 기술을 겨루는 최초 국제 행사다. 김 교수팀은 뇌컴퓨터인터페이스(BMI), 외골격 로봇, 전동 자전거, 로봇 의수 등 총 여섯 가지 종목 가운데 전동휠체어 종목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현재까지 연구를 보면 계단 3개를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기술이면 더 높은 계단도 무난히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울퉁불퉁한 표면 지나기, 장애물 피하기, 경사 오르기 등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한국팀처럼 총 여섯 가지 임무 중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등 25개국에서 온 72개팀, 300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는 한국팀 2개가 더 참여한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 경주 종목에는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오픈BMI가 출전한다. 공경철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세브란스 재활병원, 벤처기업 SG메카트로닉스로 구성된 팀은 하반신 완전마비 환자가 로봇을 입고 걷는 외골격 로봇 경주에 참가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김종배 연세대 보건과학대 작업치료학과 교수(사진)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조금 특별한 전동휠체어를 최근 개발했다. 이 휠체어는 평지에선 바퀴만으로 달리다 계단을 만나면 뒷바퀴 쪽에서 캐터필러(무한궤도)가 펴진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만 궤도로 오르내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그는 대학 시절 등산을 좋아하고 공부도 잘하던 활달한 학생이었다. KAIST 대학원에 진학한 그에게 1985년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왔다. 친구의 옥탑방 계단을 내려오다 3m 높이에서 머리부터 떨어졌다. 목뼈 다섯 번째 경추를 다쳐 가슴 아래가 마비됐다. 사고 후 한동안 충격에 빠진 그는 장애인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며 조금씩 자신을 추슬렀다. 그리고 재활공학을 배우러 나이 마흔에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재활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학교 측 임용 제의를 뿌리치고 귀국했다. 국립재활원에서 재활 보조 연구를 하다가 2014년 모교인 연세대 교수로 임용됐다.
김 교수는 귀국 후 장애인이 신체 불편을 극복하고 사회 참여를 늘리는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벤처기업 인에이블과 함께 개발한 이 전동휠체어도 20년 넘게 전동휠체어를 탄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발명품이다. 캐터필러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전동휠체어는 이미 해외에서 개발된 적이 있다. 그러나 평지에선 속도도 느리고 무거워 사용에 한계가 있다. 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는 8일부터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사이배슬론 2016’에 출전한다.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인 사이배슬론은 장애인 보조 로봇 기술을 겨루는 최초 국제 행사다. 김 교수팀은 뇌컴퓨터인터페이스(BMI), 외골격 로봇, 전동 자전거, 로봇 의수 등 총 여섯 가지 종목 가운데 전동휠체어 종목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현재까지 연구를 보면 계단 3개를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기술이면 더 높은 계단도 무난히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울퉁불퉁한 표면 지나기, 장애물 피하기, 경사 오르기 등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김 교수는 “한국팀처럼 총 여섯 가지 임무 중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등 25개국에서 온 72개팀, 300명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는 한국팀 2개가 더 참여한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BCI 경주 종목에는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오픈BMI가 출전한다. 공경철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세브란스 재활병원, 벤처기업 SG메카트로닉스로 구성된 팀은 하반신 완전마비 환자가 로봇을 입고 걷는 외골격 로봇 경주에 참가한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